세계에서 집값이 가장 비쌌던
홍콩 부동산의 몰락
세계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도시로 오랫동안 손꼽혀왔던 곳이 있다. 다름 아닌 홍콩이다.
좁은 토지에 높은 인구 밀도,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의 역할, 낮은 세율 등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은 늘 과열 양상을 보여왔다.
홍콩 정부가 대부분의 토지를 소유하면서 주택용 토지 공급을 제한하고 높은 분양가 정책을 유지해 온 것도 집값 상승을 이끈 주요 원인이었다.
그러나 최근 홍콩 부동산 시장에는 침체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홍콩의 부촌인 미드레벨 지역의 고급 아파트는 약 200억 원 수준에서 거래되며 한때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가격을 자랑했다.
그러나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이 고급 아파트는 약 117억 원에 팔렸으며, 이는 무려 35%나 폭락한 가격이다.
특히 미국의 고금리 기조와 중국 리스크가 맞물리며 부동산 시장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금까지 홍콩의 주거 및 상업용 부동산 가치는 약 2700억 달러(약 373조 원) 감소했다.
공실 늘고, 임대료 하락…‘홍콩 엑소더스’ 가속화
홍콩이 아시아 금융 중심지로서의 매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더해지면서 외국인과 해외 기업들의 자금 유출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홍콩 부동산의 큰손이었던 외국 자본이 빠져나가고, 부동산 가치는 크게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홍콩의 부동산 재벌들이 자산 가치를 다각화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홍콩 내 사업을 재고하는 기업들로 인해 사무실 임대료는 40% 이상 하락했고 주택 가격도 최고치 대비 25% 떨어졌다고 전했다.
고금리로 인해 더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홍콩의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은 높아지고, 사무실 임대료는 올해만 10% 이상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홍콩의 부동산 침체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아시아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홍콩과 중국의 침체로 인해 다국적 기업들이 인도, 베트남, 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특히 한국의 상업용 부동산 임대료가 5%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급 부족까지 더해져, 홍콩 부동산 시장이 잃어가는 수요를 아시아 다른 도시들이 흡수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한 전문가는 서울의 상업용 부동산 임대료는 올해 5%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말을 남긴 만큼, 과연 홍콩의 부동산 침체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많은 사람의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