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나 수입해 오는데 “이러다 속수무책 상황 온다”… ‘초비상’ 걸린 한국 상황, 왜?

중동 위기로 유가 급등, 한국 경제 직격탄
에너지 수입의존도 개선 기미 없어
전문가들 “대비책 마련 시급하다”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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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지속 한국 성장률 / 출처: 연합뉴스

세계정세 불안으로 국제 에너지 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중동 지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에너지 수급 체계와 미미한 자급률이 경제 안보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한국 경제의 심각한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국 경제, 유가 변동에 취약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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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지속 한국 성장률 / 출처: 연합뉴스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0.15%포인트 하락할 것입니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가 24일 발표한 ‘유가 상승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보고서는 한국 경제가 직면한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75달러선을 넘어섰다. 일시적으로는 81.4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한국은 국제유가 변동에 특히 취약한 국가로 꼽힌다. 씨티의 분석에 따르면 유가가 상승할 때 조사 대상 23개국 중 한국의 GDP 성장률 하락폭이 가장 컸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제수지 비중 하락폭도 23개국 중 1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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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지속 한국 성장률 / 출처: 연합뉴스

이런 취약성의 근본 원인은 높은 에너지 수입의존도에 있다. 한국석유공사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원유 수입 중 중동 비중이 71.9%로 압도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32.6%), 아랍에미리트(10.9%), 쿠웨이트(9.6%), 이라크(9.0%) 등 주요 수입국 대부분이 중동 국가다.

에너지 자급률 개선 기미 안 보여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높은 수입의존도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 에너지 수입의존도
고유가 지속 한국 성장률 / 출처: 연합뉴스

일차에너지 공급량은 1990년 8968만TOE(석유열량환산톤)에서 2023년 2억 9740만 7000TOE로 대폭 증가했지만, 국내 생산량은 같은 기간 2256만TOE에서 5651만 4000TOE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석유와 가스는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울산 앞바다 동해-1 가스전에서 생산하던 가스와 석유도 2021년 이후 매장량 고갈로 생산이 종료됐다.

석탄 생산량도 1990년 774만 8000TOE에서 2023년 30만 5000TOE로 급감했으며, 올해까지 공공 탄광이 모두 문을 닫을 예정이다.

위기 상황 도래 시 심각한 타격 불가피

중동 정세 불안 기름값 급등
고유가 지속 한국 성장률 / 출처: 연합뉴스

만약 현재의 중동 긴장이 더 고조된다면 한국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씨티의 분석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85달러로 상승할 경우 올해 성장률이 0.29%포인트, 95달러로 오르면 0.42%포인트 하락할 전망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석유와 가스 사용량이 많은 데 반해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만약 전쟁이나 공급망 갈등으로 수입길이 막히면 극심한 에너지 빈곤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유가 상승은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끌어올린다. 씨티는 내년까지 유가가 배럴당 평균 75달러 수준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0.22%포인트, 내년 0.13%포인트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 상승으로 실질 구매력이 감소하면 소비가 제약되어 경제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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