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1회 출연료만 10억” 떠들썩 하더니…소비자만 ‘날벼락’

OTT부터 스포츠까지 구독비 급상승
계정 공유 금지에 소비자 이중 부담
“월급 빼곤 다 오른다” 서민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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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플랫폼 요금 부담 / 출처: 연합뉴스

“매달 해지하려고 하는데 새 시즌이 나와서…” 직장인 박 모(29) 씨는 최근 구독 중인 OTT 목록을 하나씩 살펴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까지 세 개의 플랫폼을 구독하는 그는 “콘텐츠는 보고 싶은데 매달 나가는 금액이 부담스러워 하나는 포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월급은 제자리인데 OTT 구독료까지 치솟는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더욱 옥죄고 있다.

국내 OTT 시장, 넷플릭스 독주 속 경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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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플랫폼 요금 부담 / 출처: 연합뉴스

코로나19 이후 국내 OTT 서비스 이용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상파 TV 콘텐츠의 경쟁력이 약화된 반면, 다양한 OTT 플랫폼들은 오리지널 콘텐츠로 소비자들을 끌어모으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넷플릭스가 1,409만 명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쿠팡플레이(748만 명), 티빙(705만 명), 웨이브(426만 명), 디즈니플러스(268만 명), 왓챠(49만 명) 순으로 이었다.

전월 대비 이용자 증가폭이 가장 컸던 서비스는 넷플릭스와 쿠팡플레이로 각각 64만 명씩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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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플랫폼 요금 부담 / 출처: 연합뉴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폭싹 속았수다’의 흥행 효과를, 쿠팡플레이는 HBO 및 HBO 맥스와의 제휴를 통한 콘텐츠 보강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한국프로야구(KBO) 개막으로 관심을 모았던 티빙은 26만 명이 증가했다.

천정부지 오르는 구독료에 소비자 이중고

이처럼 OTT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각 플랫폼들은 경쟁적으로 요금을 인상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5,500원에서 7,000원으로, 베이식 요금제를 9,500원에서 12,000원으로 인상했다. 2021년 11월 이후 약 3년 6개월 만의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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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플랫폼 요금 부담 / 출처: 연합뉴스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작년 8월 쿠팡은 와우 멤버십 구독료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1% 올렸고, 유튜브 프리미엄은 10,450원에서 14,900원으로 42.6%, 디즈니플러스도 9,900원에서 13,900원으로 40.4%나 급등했다.

소비자 부담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OTT 각사는 수익 확보를 위해 계정 공유 금지 정책까지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작년 2월부터, 디즈니플러스는 신규 가입자는 지난달 13일부터, 기존 이용자는 24일부터 계정 공유를 막는다. 티빙도 다음 달 1일부터 이를 금지한다.

통합 요금제도 실망스러운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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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플랫폼 요금 부담 / 출처: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 16일 업계 최초 통합 요금제(더블 요금제)를 출시했지만, 소비자 반응은 냉담하다.

웨이브 PR담당부장은 “이용자 입장에서 국내 인기 콘텐츠를 하나의 구독으로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으나, 막상 요금제 세부 조건에 많은 이들이 실망했다.

어떤 더블 요금제를 구매해도 웨이브의 SBS 콘텐츠는 볼 수 없으며, 더블 프리미엄이 아닌 요금제는 티빙의 APPLE TV+ 콘텐츠 시청이 불가능하다.

직장인 강 모(26) 씨는 “더블 프리미엄 요금제는 월 2만 원인데 SBS 콘텐츠도 못 본다”며 “차라리 따로 돈을 내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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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플랫폼 요금 부담 / 출처: 연합뉴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이성민 교수는 “콘텐츠 제작 비용을 고려하면 현실적인 가격 조정”이라고 평가했지만, 소비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방송통신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OTT 이용자들은 1인당 평균 2.8개의 플랫폼을 구독하며, 지난해 40%가 전년보다 지불 금액이 늘어났다고 응답했다.

결국 고물가 시대, OTT 서비스들의 연이은 요금 인상과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은 소비자들에게 ‘볼 것은 많지만 지갑은 가벼운’ 시대의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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