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로또 청약, 70점은 넘어야 입성?
15년 이상 무주택만으로는 불가
부모님 모시고 아이 2명은 키워야 한다니..
일부는 위장 전입 악용까지
최근 강남권 1순위 청약이 세 자리 수 경쟁률로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로또 청약을 노리는 ‘위장 전입’ 사례도 늘어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화제를 모았던 디에이치 방배의 경우에는 전용 59㎡(25평)에서 청약 최고 가점은 79점이었으며, 전용 101㎡(38평) A타입에서도 78점이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는 현 청약 가점 기준을 보았을 때, 여섯 식구가 15년 동안 무주택으로 살아야만 가능한 점수이기 때문이다.
청약 가점 기준
현재 84점 만점의 청약 가점은 세 가지 기준에서 가점이 이루어진다. 무주택 기간, 청약 가입 기간, 부양 가족 수가 그 기준이다.
이중에서도 부양 가족 수의 비중이 가장 중요하다. 청약 가입 기간 가점은 최고 17점 밖에 되지 않는다. 무주택 기간은 최고 가점 32점이며, 부양 가족 수는 최고 35점이다.
무주택으로 15년 이상을 버텨와서 최고 가점 32점을 받고 꾸준히 청약을 넣어왔다고 해도 무주택 기간과 청약 가입 기간에서는 49점이 최대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승부처는 ‘부양 가족 수’가 된다. 부양 가족 수는 2인 기준 10점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79점이라는 점수를 만들기 위해서는 부부 기준 2인이 4자녀를 양육하고 있거나 부모님과 아이 1명을 부양하고 있는 상황이어야 가능하다.
강남 아파트 청약 상황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최근 강남에서 ‘로또 청약’ 1순위에 당첨되기 위해서는 3-4인으로 구성된 가구만으로는 입성이 힘들다는 결론도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서울 아파트 일반 공급 청약 지원자는 총 201567명으로, 당첨자의 평균 점수는 65.72점이며 최저 점수는 63.68점에 달했다.
평균 66점에 가까운 점수가 나오기 위해서는 부양 가족으로 아이 1-2명이 있어도 안정권이지만, 강남에서는 그 정도가 달랐다.
강남권 당첨자의 83%는 가점이 70점 이상에 속했다. 부양 가족으로 아이 3명이 있거나 혹은 부모님 두 분을 모시는 상태에서 아이 하나 정도는 있어야 나올 수 있는 점수다.
위장 전입 사례 증가
5인 가정이 청약 안정권이라고 볼 수 있는 강남의 사례는 ‘일단 대가족이여야 유리하다’라는 흐름에 따라 ‘위장 전입’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2020년에서 2023년 한국부동산원과 국토교통부가 적발한 부정 청약은 1116건으로, 위장 전입의 사례는 778건으로 69.7%를 차지하였다. 10명 중 7명 꼴이다.
지난 서울 서초구의 래미안 원펜타스 분양의 경우에는 84점짜리 청약 점수 ‘만점 통장’이 3개나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토교통부는 이에 대한 전수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래미안 원펜타스는 정부의 부정 청약 전수 조사 단지에 해당 단지가 포함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계약 포기가 급증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