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했던 과거는 옛말 “한국산 아니어도 된다”…역대급 위기에 ‘한숨만’

한국 기업 수익성 위협하는 중국 기업의 ‘치킨게임’
위기 맞은 한국 석유화학 산업
석유화학 산업
한국 석유화학 산업 위기 /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중국산으로 대체하면 됩니다. 한국 제품을 꼭 써야 할 이유가 없어졌어요.”

한때 세계 시장을 주름잡던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화학 산업 생산액 세계 5위, 에틸렌 생산능력 세계 4위의 자부심은 이제 먼 옛날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다.

한국 석유화학 산업, 최악의 불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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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석유화학 산업 위기 / 출처: 연합뉴스

30년 넘게 LG화학 여수공장을 지켜온 스티렌모노머(SM) 생산 설비가 올해 3월 가동을 멈추고 잿빛 파이프를 따라 끊임없이 흐르던 스티로폼의 원료가 사라졌다.

이는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다.

화학 산업 생산액 세계 5위, 에틸렌 생산능력 세계 4위의 위상이 무색하게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은 올해 3분기 모두 적자를 기록했으며 흑자를 유지한 금호석유화학조차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7%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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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석유화학 산업 위기 / 출처: 연합뉴스

중국의 ‘저가 원료’ 밀려든다

이러한 위기의 중심에는 중국이 있는데, 중국은 2014년 1,950만 톤이던 에틸렌 설비 능력을 2023년 5,180만 톤까지 한국(1,270만 톤)의 4배가 넘는 규모로 확대했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치킨게임’ 전략으로, 중국 기업들은 내수 부진으로 인한 재고를 ‘버리느니 싸게 팔자’는 심정으로 해외로 밀어내고 있다.

이는 글로벌 시장의 가격 하락을 초래하며, 한국 기업들의 수익성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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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석유화학 산업 위기 / 출처: 연합뉴스

위기 극복을 위한 국내 기업들의 자구 노력도 이어지고 있는데, LG화학은 대산과 여수의 SM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롯데케미칼은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을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공장 가동 최적화와 원가 절감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는 투자 축소에도 나섰는데, 롯데케미칼은 내년 시설투자를 1조 7천억 원까지 줄이기로 했다.

2025년 이후에는 상각 전 영업이익을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지만 업황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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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석유화학 산업 위기 / 출처: 연합뉴스

원가 불안정에 정유 기업 진출… 심화되는 화학산업 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재료 가격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으며,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 회복도 더딘 상황이다.

ICIS의 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기초화학 수요 증가율은 2017~2020년 3.2%에서 2030년까지 2.6%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제 정유 기업들이 화학산업까지 진출하면서 경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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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석유화학 산업 위기 / 출처: 연합뉴스

전기차 확대와 탄소중립 정책으로 석유 수요가 감소하면서, 정유 기업들은 정유보다 5~15% 높은 이익률을 가져다주는 석유화학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흥국의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앞으로 화학산업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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