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점유율 50% 기업이”…
한국서 고전하는 엡손의 반전

“3LCD 기술이 삼성, LG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프로젝터 시장의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일본 세이코엡손(엡손)이 독자적인 3LCD 기술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글로벌 프로젝터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엡손이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전 세계 프로젝터 시장에서 엡손의 점유율은 50%를 넘어서는 세계 1위 기업이지만, 한국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강세를 보이며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다.

삼성과 LG가 국내 가정용 프로젝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이다.
엡손은 이 같은 시장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가성비가 뛰어난 보급형 제품과 전문가용 초고가 프리미엄 제품을 동시에 출시하며 다양한 소비층을 공략하는 것이다.
지난해 3300만 원대의 QL-3000 시리즈를 선보였으며, 올해는 1만 루멘 밝기를 구현하는 최상위 모델 QL-7000을 공개했다.
엡손의 핵심 경쟁력은 3LCD 기술이다. 이 기술은 3개의 LCD 패널을 이용해 광원을 빨강, 초록, 파랑 색상으로 분리한 후 프리즘을 통해 다시 합성하는 방식이다.

1-Chip DLP 기술을 사용하는 삼성과 LG의 제품보다 색 재현력과 밝기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의 도전과 과제
엡손이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도전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가격 경쟁력이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엡손의 고급형 모델은 삼성, LG의 중저가 모델보다 가격이 높아 소비자들이 쉽게 선택하기 어렵다.

또한, 가정 내 TV 보급률이 높은 한국 시장에서 프로젝터의 활용성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난관이다.
이에 엡손은 가정에서도 대형 화면을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높은 밝기의 프로젝터를 내세우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현재 한국 홈 프로젝터 시장은 LG전자와 삼성전자가 1,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뷰소닉코리아, 한국엡손 등이 뒤따르고 있다.
엡손은 현재 11~12%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이를 2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계에서는 엡손의 도전이 삼성과 LG의 프로젝터 시장 전략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엡손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면서 삼성과 LG도 고급형 제품을 출시하는 데 더욱 힘을 쏟을 가능성이 높다.
엡손이 한국 프로젝터 시장에서 삼성과 LG의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소비자들의 선택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