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1위 BYD, 한국 상륙
국내 자동차 시장의 새 지각변동 예고
중국 전기차 시장을 평정한 세계 1위 제조사 BYD(비야디)가 다음 달 소형 SUV ‘아토 3(Atto 3)’를 앞세워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가성비와 기술력을 강점으로 내세운 BYD의 행보는 현대차·기아차는 물론 KG모빌리티, 르노코리아, 한국GM 등 중견 3사의 내수 시장에도 중대한 도전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일본서 부진했던 BYD, 한국에서도 초기 난항 예상
BYD가 이미 일본에서 경험한 시장 진입의 어려움을 한국에서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최근 보고서에서 “BYD가 일본에서 부진했던 이유가 한국 시장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진출 초기, 현지화된 네트워크와 공격적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BYD의 승용차 판매량은 2년간 3188대에 그쳤다.
특히 높은 자국산 점유율,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 낮은 전기차 비중 등 한국과 일본 시장의 유사한 환경이 도전 요인으로 지목됐다.
실제로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신규 등록된 승용차 중 수입차는 19%에 불과했고, 전기차 비중도 9%에 그쳤다. 또 최근 신차 구매 의향 조사에서 중국산 전기차를 고려하겠다는 소비자는 단 9%에 머물렀다.
틈새시장 노리는 BYD…중견 3사에 위협
BYD는 국내 시장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반전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렌터카, 법인차 시장을 중심으로 젊은 소비자층의 수요를 자극해 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BYD가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중견 3사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BYD는 현대차와 기아는 아니더라도, 중견 제조사들에게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가성비를 바탕으로 시간이 지나면 판매량이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산 전기차, 생존을 위한 차별화 전략 필요
BYD의 가격 경쟁력은 현대차·기아조차 따라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국내 제조업체들은 기술적 차별화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 교수는 “BYD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가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는 보조금 지급 방식을 재정비하고, 국산과 중국산에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YD의 한국 진출은 국내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힐 전망이다.
다만 초기 진입에서의 난항과 틈새시장 공략 여부가 앞으로 BYD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