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에 전운 감돌자
이리저리 흔들리는 석유 시장
중동 지역 전쟁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석유 시장이 불안정해지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석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이에 따라 국제 유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지난 7일, 뉴욕타임스는 중동 전쟁이 본격화될 경우 석유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정제유, 플라스틱, 화학물질, 비료 등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투자와 고용, 기업 활동을 위축시켜 유럽 등의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경고를 전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국제유가는 이미 상승세를 타고 있다. 3일에는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전장 대비 5.15% 상승한 배럴당 73.71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브렌트유도 5.03% 상승해 배럴당 77.62달러를 기록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공급이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진 영향이다.
특히 이 해협은 세계 석유 공급의 중요한 통로로, 이곳이 막힐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산유국들의 수출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
가장 불안정한 상황에 놓인 석유 시장, 과연?
분석가들은 최악의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전 수석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세계 경제가 냉전 이후 가장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으며, 중동 분쟁이 추가되면 위험이 가중될 것”이라며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시설 공격을 지지할 가능성에 대해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혀 불안감을 더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비축유가 이러한 공급 차질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OPEC+의 비축유가 전투 격화로 인한 원유 공급 차질을 완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동 지역은 세계 원유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될 경우 공급망 전체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유가는 계속해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유럽은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러시아에는 이런 고유가가 이란 지원과 우크라이나 공격 자금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한 만큼, 석유 시장의 향방에 사람들의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