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필요해요”, “일론 머스크도 반했다”…삼성, 기다리던 소식 ‘드디어’

테슬라의 차세대 칩
삼성전자 파운드리 동참
기술 패권 판도 바꾼다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중 하나인 테슬라의 수장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에서 삼성전자와 협력할 것을 공식화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그동안 주요 경쟁사가 독점할 것으로 알려졌던 핵심 칩 프로젝트에 삼성전자가 전격적으로 합류하면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경쟁 구도가 급변할 전망이다.

머스크가 삼성의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한 이번 결정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상을 높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AI 칩 개발의 판도 변화: AI5 공동 생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2일(현지시간) 진행된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테슬라의 자체 AI 반도체 칩인 ‘AI5’ 생산에 삼성전자와 TSMC 모두 참여할 것이라고 직접 밝혔다.

이는 기존에 AI5는 TSMC가 전담하고 삼성전자는 다음 세대인 AI6부터 맡을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을 뒤엎는 내용이다.

머스크는 지난 7월 27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 신공장이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생산을 전담하게 될 것이라며 그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머스크의 발언을 두고 테슬라가 현세대 칩 개발에서도 삼성전자와 더 긴밀하게 협력하며, TSMC에 대한 전적인 의존을 피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AI5, AI6 등 고성능, 고수익 제품군 수주에 성공하면서, 40조 원대 규모로 평가되는 테슬라 AI 칩과의 장기 협력 체계가 구축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테슬라가 양대 파운드리 체제를 선택한 것은 공급망 리스크 관리와 생산 유연성 확보를 위한 전략적 판단이며, 삼성은 이를 통해 기술력과 공정 신뢰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테슬라의 로봇·미래 비전과 삼성의 역할

삼성전자의 AI 칩 생산 참여는 테슬라가 그리는 미래 기술 비전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테슬라의 미래 사업 비전인 로보택시(무인 택시) 확대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 대한 구체적인 생산 계획도 밝혔다.

그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조건으로 올해 연말까지 미국 내 8개에서 10개 대도시권에서 로보택시 영업을 개시할 계획을 공개했다.

또한 현재 로보택시를 운영 중인 텍사스주 오스틴에서는 올해 말까지 안전 감시 운전자 없이 완전 자율주행을 실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테슬라가 실적 보고서에서 옵티머스의 첫 세대 생산 라인 구축이 진행 중임을 밝힌 것과 관련해, 머스크는 100만 대 규모의 옵티머스 생산 라인을 구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내년 1분기 중에는 옵티머스 V3의 새로운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휴머노이드 로봇 공급망이 사실상 부재한 상황에서, 핵심 부품 다수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수직 통합’ 능력이 테슬라의 주요 경쟁력임을 강조했다.

파운드리 실적 개선과 시장의 냉정한 평가

테슬라와의 대규모 협력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부문에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고단가 제품군인 AI5, AI6 칩 수주를 통해 삼성 파운드리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2027년으로 예상되던 삼성 파운드리 부문의 흑자 전환 시점이 2026년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AI6는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2나노 GAA 공정을 통해 독점 생산할 예정이어서, 삼성의 첨단 기술력 확보와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의 결정적 발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월가에서는 테슬라가 이날 발표한 3분기 실적이 부진했으며 머스크의 발언 내용이 투자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냉정한 평가가 이어졌다.

CFRA의 개럿 넬슨 선임 주식리서치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단기 및 중기 수익 성장 경로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시점”이라고 평가했으며, SLC 매니지먼트의 데크 멀라키 매니징디렉터는 “투자자들에게 영감을 줄 만한 내용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