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찍은 한국인 ‘빚투’ 속도… 한은 “미·중·일 모두 제쳤다”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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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급증 신용잔고 그래프
연합뉴스

개인 레버리지 주식투자, 이른바 ‘빚투’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그 증가 속도는 미국·중국·일본·대만 등 주요국을 모두 앞질렀다는 한국은행의 공식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주식시장팀은 4일 「개인 레버리지 주식투자 현황 및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2025년 말 기준 한국의 신용융자잔고 증가율은 72.5%로, 미국(36.3%)·중국(36.0%)·일본(21.0%)·대만(4.8%)을 압도적으로 웃돌았다.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2025년 7~12월) 이후 개인 순매수와 거래대금이 확대되는 가운데 신용융자잔고와 고객예탁금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고 평가했다. 2026년 1분기 증권사 신용공여액도 7조 3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AI에 집중된 레버리지

업종별로는 반도체에 레버리지가 집중됐다. 반도체 업종의 신용융자잔고는 2025년 하반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증가세를 주도했다.

AI 데이터센터 관련 하드웨어, 2차전지, 전력기기, 자동차·로봇 등 미래 성장 스토리가 강한 업종에서도 레버리지 포지션이 확대됐다. 한은은 영업이익 전망 상향에 기반한 추격 매수와 함께 FOMO(소외 공포) 심리가 후발 투자자들의 빚투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2~3월 급락기, 반대매매 쏠림 현실화

레버리지 확대의 위험성은 이미 올해 초 가시화됐다. 2026년 2~3월 주가 급락 당시 담보유지비율 140%를 밑도는 계좌 비중이 급증했고, 반대매매 규모도 일시적으로 크게 늘었다.

한은 연구진은 과도하게 누적된 레버리지 투자가 주가 급락기에 대규모 반대매매와 외국인·기관의 리스크 관리, 파생상품 포지션 청산 등과 맞물려 주가 하방 압력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가총액 대비 레버리지 비율은 과도하지 않으나, 통화량(M2) 대비 비율은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시스템 리스크는 낮지만 “넓은 빚투”는 우려

한은은 레버리지 투자 확대가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고 평가했다.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한도 내에서 신용공여를 관리하고 있고, 주가 급락 시 담보주식을 통해 손실을 일정 부분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은 연구진은 “신용대출·약관대출·온투업 연계 금융 등을 활용한 넓은 범위의 레버리지 주식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점은 다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전통적인 신용융자를 넘어 2금융권·플랫폼 대출까지 주식 레버리지와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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