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편관세 발효 1년, 한국의 대미 수출 관세 부담이 정점을 찍고 완만한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철강 등 일부 핵심 품목의 관세율은 여전히 40%대를 웃돌아 업계의 긴장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4일 발표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관세 통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367억4천만달러(약 56조4천억원), 관세액은 32억달러(약 4조9천억원)로 실효관세율은 8.7%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 상위 10개국 중 6위로, 지난해 2~3분기의 3위에서 3계단 내려앉은 수치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한국이 주요 교역국 가운데 관세 부담이 가장 빠르게 완화된 국가로 분석한다.
정점은 지났다…분기별로 되짚어보면
한국의 대미 실효관세율은 지난해 2분기 10.0%를 시작으로 3분기 13.5%까지 치솟았다. 2025년 4월 보편관세 10% 시행에 이어 2분기부터 자동차·부품(25%), 철강·알루미늄(50%) 등 고율 품목관세가 차례로 발효된 결과다.
이후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고 지난해 11월 자동차 관세가 15%로 인하되면서 4분기 실효관세율은 11.8%로 떨어졌다. 올해 2월 미국 대법원이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에 기반한 관세를 무효로 판결하고, 무역법 근거의 새로운 10% 관세가 부분적으로 반영되면서 1분기에는 8.7%까지 내려왔다.
관세액도 지난해 3분기 42억3천만달러(약 6조5천억원)로 최고점에 달한 뒤 올해 1분기 32억달러(약 4조9천억원)로 2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자동차는 숨통 트였지만, 철강은 여전히 ‘벽’
수출 관세액 비중 1위 품목인 자동차의 실효관세율은 지난해 3분기 23.8%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분기 13.5%까지 낮아졌다. 이는 일본(12.5%)보다는 높지만 독일(14.5%)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경쟁국 대비 중간 지점까지 회복한 셈이다.
반면 관세액 비중 2위인 철강·철강 제품은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6월 50% 품목관세가 시행된 이후 올해 1분기 실효관세율이 42.5%까지 치솟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철강·알루미늄·구리 함량이 높은 파생제품에 대해 기존 함량 기준 50% 관세 대신 완제품 가격 기준 25% 관세를 일괄 부과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바꾸겠다고 밝혔으나, 고율 관세 기조 자체는 이어지고 있다.
“부담 줄었지만 현안은 산적”…민관 공조 절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관세 부담률은 보편관세 도입 전인 2025년 1월 0.2%에서 올해 3월 8%로 급등해 주요 10개 교역 지역 평균 증가폭(4.5%포인트)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한국의 무역 중심이 미국에서 중국·동남아 시장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대한상의는 협상을 통한 관세 인하로 전체적인 비용 압박은 다소 완화됐으나, 철강 등 일부 품목의 높은 관세율과 반도체 등의 품목관세 이슈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강민재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협상 노력과 민간의 대응이 시너지를 내며 부담이 다소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기업이 마주한 글로벌 현안이 산적한 만큼 민관이 팀플레이로 기민하게 대응해 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