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삼계탕 값 못 내리는 진짜 이유…’AI 충격’에 월드컵·복날까지 겹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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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가격 상승
연합뉴스

삼계탕 한 그릇이 서울에서 평균 1만 8,154원에 팔리는 시대가 됐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가격 인상 대신 슬그머니 양을 줄이고 있다. 여름 성수기가 본격화하기도 전에 닭고기 가격이 이미 평년 수준을 크게 웃돌면서, 소비자 부담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026년 6월 1일 기준 육계 1kg 가격은 6,683원으로 전년 같은 날(5,693원)보다 17.4% 상승했다. 최근 1년 내 최저가였던 지난해 11월 28일(5,351원)과 비교하면 무려 24.9% 오른 수준이다.

AI 충격이 촉발한 구조적 공급 위기

이번 가격 급등의 출발점은 지난 2025~26년 동절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이다. AI 여파로 병아리를 생산하는 육용종계 30만 마리 이상이 살처분됐고, 이는 육계 공급 기반 자체를 흔드는 구조적 충격으로 이어졌다.

종계는 여러 차례의 출하 사이클에 걸쳐 병아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한 번의 살처분 피해가 이후 수개월간의 육계 출하량 감소로 파급된다. 여기에 사료비·인건비·물류비 등 생산 전반의 비용 상승까지 겹치면서, 가격을 끌어내릴 구조적 여건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AI 충격 속 닭고기 수급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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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복날 수요 피크…가격 추가 상승 우려

공급은 줄었는데 수요는 반대로 폭증할 조건이 갖춰지고 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시즌과 초복·중복·말복이 겹치면서, 치킨과 삼계탕 소비가 동시에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6년 4월 닭고기 소비자물가지수는 139.37(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5.8% 상승했다. 삼계탕은 2.9%, 치킨(외식)은 2.5% 오른 가운데, 원재료인 닭고기 상승률이 완제품보다 더 가파른 구조여서 외식업체들의 수익성 압박이 커지고 있다.

가격은 그대로, 양만 줄었다…슈링크플레이션 공식화

원재료 값이 치솟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소비자 반발을 의식한 업계는 정면 가격 인상 대신 용량을 줄이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굽네치킨을 운영하는 지앤푸드는 6월 1일부터 닭다리살 순살 메뉴 중량을 800g에서 700g으로, 윙봉을 930g 이상에서 850g으로, 통다리를 905g 이상에서 820g으로 각각 축소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슈링크플레이션이 단기적으로는 가격 인상 충격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소비자가 용량 변화를 즉시 알아채기 어렵다는 정보 비대칭을 활용한 사실상의 우회 인상이라고 지적한다.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부담이 다른 형태로 전가되는 구조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공급 확대와 단기 할인 카드를 동시에 꺼내들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월부터 육용종란 800만 개를 수입한 데 이어 추가로 900만 개 수입을 추진해, 올해 육계 공급량을 7억 7,170만 수 수준으로 전년과 비슷하게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6월 18일부터 7월 1일까지는 대형마트·중소형마트를 대상으로 통닭을 마리당 1,000원 이상 낮은 가격에 공급하는 할인 행사도 진행된다. 다만 종란 수입 이후 실제 도축 물량 확대까지는 부화·사육 기간을 포함한 수개월의 시차가 존재해, 월드컵·복날 수요 피크 기간에 가격 안정 효과가 얼마나 반영될지는 미지수라는 시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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