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에 2천 원대를 유지하며 ‘서민 커피’로 자리 잡았던 저가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고환율이 수입 원가를 끌어올리고,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물류비 급등이 원가 구조를 뒤흔들면서 ‘버티기’의 한계에 봉착한 것이다.
메가MGC커피는 오는 19일부터 ‘할메가커피’ 라인업 3종 가격을 각각 200원씩 올린다고 4일 밝혔다. 할메가커피는 2천100원에서 2천300원으로, 왕할메가커피는 3천200원에서 3천400원으로 조정된다. 저가 브랜드 더벤티도 지난달 29일부터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주요 메뉴 가격을 100~500원 인상했다.
이번 인상은 개별 브랜드의 단독 결정이 아니라, 업계 전반의 구조적 원가 충격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고환율에 홍해 물류 위기까지…’복합 원가 압박’ 현실화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는 국제 원두를 달러로 결제하는 구조상, 원·달러 환율 상승에 직접적으로 노출된다. 한국은 커피 원두를 사실상 전량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동일한 품질의 원두를 사더라도 원화 기준 수입 원가가 그만큼 상승한다.
여기에 2023년 10월 이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여파로 예멘 후티 세력이 홍해·수에즈 운항 선박을 공격하면서, 아시아로 들어오는 화물 상당수가 희망봉 우회 항로로 전환됐다. 이로 인해 해상 운임과 보험료가 동반 상승하며, 원두는 물론 포장재·시럽 등 부재료의 조달 비용도 함께 뛰었다.
메가MGC커피 관계자는 “할메가커피의 핵심 원료인 동결건조(FD) 커피 가격이 지속 상승함에 따라 가맹점 수익 보전과 품질 유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FD 커피는 일반 인스턴트 대비 추가 공정과 에너지 비용이 들어가는 고부가 원료인 만큼, 국제 가격 상승과 에너지비·물류비가 동시에 올라갈 경우 원가 부담이 배가된다.
매장 음료에서 스틱 커피까지…인상 전선 전방위 확대
이번 가격 인상이 주목받는 이유는 매장 음료에 그치지 않고, 소매 유통 제품까지 범위가 확대됐다는 점이다. 커피빈은 이달부터 바닐라라떼 막대형 포장 스틱 커피 가격을 최대 8.1% 인상했다. 지난 1월 드립 커피 메뉴와 디카페인 원두 변경 옵션 가격을 200~300원 올린 지 5개월 만의 추가 인상이다.
이디야커피도 지난 6일부터 매장 내 스틱 커피와 커피 믹스 제품 가격을 4.3~15.2% 상향 조정했다. 바나프레소는 지난 3월 디카페인·콜드브루 등 일부 메뉴를 최대 700원 인상한 바 있다. 스틱 커피와 믹스 제품은 커피 원두에 더해 설탕·프림·포장재까지 대부분 수입 원자재에 의존하기 때문에, 환율과 해상 운임 변수에 동시에 영향을 받는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상이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뿐 아니라 전쟁 등 외부 요인으로 원부자재와 물류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당분간 커피 업계의 도미노 가격 인상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