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7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6년 3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월 대비 0.28% 하락했다. 지난해 8월 이후 줄곧 상승세를 이어가다 처음 꺾인 것이다.
이달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자들이 직전 거래가보다 수천만~수억 원씩 낮은 급매물을 대거 출회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잠정 집계된 4월 실거래가지수도 -0.36%로, 낙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 직격탄…동남권 -3.10% ‘급락’
권역별로는 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속한 동남권이 -3.10%를 기록하며 서울 전체 하락을 주도했다. 용산·중구·종로구 등 도심권도 -0.46%, 마포·서대문·은평구의 서북권은 -0.09% 하락했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줄이려는 다주택자와 1주택자들이 직전 거래가보다 수천만~수억 원씩 싼 매물을 내놓으면서 실거래가도 하락했다”고 전했다. 반면 노원·도봉·강북구의 동북권은 +0.40%, 영등포·양천·동작구의 서남권은 +0.06% 상승해 실수요 중심 지역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수도권·전국도 동반 하락…”세제 이벤트의 파장”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경기(-0.29%)와 인천(-0.34%)도 동반 하락하면서 수도권 전체 실거래가지수는 -0.30%를 기록했다. 전국 실거래가지수 역시 -0.33%로 떨어졌으며, 5대 광역시(-0.45%)와 지방(-0.35%)도 모두 하락했다.
이번 하락의 배경에는 양도세 중과 구조가 자리한다. 다주택자는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매각 시 기본세율(6~45%)에 최대 30%포인트를 추가로 부담한다. 유예 기간 중에는 이 중과분이 면제되지만, 5월 9일 이후 만료되면 최대 75% 수준의 세율이 다시 적용된다. 세액 차이가 수억 원에 달할 수 있어 기한 전 매도 압력이 집중된 것이다.
급매 소진 후 ‘매물 잠김’ 우려…전망은 엇갈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5월 9일 이후 급매물이 소진되면 다시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5월 둘째 주(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주간 시세지수는 전주 대비 +0.28% 올라 1월 말 이후 3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 금리 인하 기대, 재건축 기대감 등을 상방 요인으로 꼽는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3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전월 대비 17.7% 감소했다는 점과 가계부채 규제 강화 기조를 들어 “급매 소진 이후에도 추가 매수 여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며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세제 이벤트가 만든 단기 조정’인지, ‘실수요 부진이 가세한 구조적 하락의 시작’인지를 두고 시장의 해석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