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은 줄 모르더니 “분위기 싹 바뀌었다”… 뒤바뀐 흐름에 조용히 미소 짓는 ‘이곳’

수도권 강력 규제 이후
서울은 거래 절벽 심화
지방 핵심지는 가격 반등

정부의 고강도 규제 발표 이후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거래가 멈춘 듯 차갑게 얼어붙고 있지만, 지방 핵심 지역에서는 이와 정반대의 기류가 포착되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수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서울과 달리, 대출과 전세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비수도권 주요 광역시에서는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타며 ‘풍선효과’ 조짐이 나타났다.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택 수요자들이 지방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10·15 대책 직격탄, 수도권 ‘거래 멈춤’ 현실화

정부가 지난 15일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고가 주택 대출 규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발표한 이후 수도권 시장의 경색이 뚜렷해지고 있다.

기존 강남, 서초, 송파, 용산구 외에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새롭게 지정되면서, 사실상 서울 전역이 강력한 규제에 묶이게 되었다.

부동산 금융 규제도 대폭 강화되었다. 수도권 규제 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에 스트레스 금리가 상향 조정되었고, 시가 15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 한도가 축소되거나 차등 적용되었다.

이러한 규제 강화는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서게 만들며 시장에 거래절벽 현상을 초래했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9천 건을 넘어섰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대책 발표 이후 급감하는 흐름을 보였으며, 당분간 이러한 경직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권대중 석좌교수는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고 대출 문턱이 높아져 실수요자까지 거래를 망설이는 등 경직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방 핵심 지역, 규제 피해 가격 상승세 뚜렷

수도권 시장이 규제와 불확실성으로 얼어붙은 사이, 규제 영향권에서 벗어난 지방 시장에서는 반대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동향 자료에 따르면, 20일 기준 울산 남구(0.17%), 부산 해운대구(0.08%), 수영구(0.03%) 등 지방 광역시 일부 지역은 상승세가 나타났다.

그중 울산은 남구뿐만 아니라 중구, 동구, 북구, 울주군까지 모두 오름세를 보이며 비수도권 광역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99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대구 수성구와 중구는 최근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수성구는 전통적인 우수 학군과 신축 단지의 프리미엄 수요가 유지되고 있으며, 중구는 재개발 및 신축 아파트 입주 효과로 지난 1년간 대구에서 유일하게 가격 상승을 기록하며 새로운 핵심 지역으로 부상했다.

시장 경색 속 자금 흐름의 변화

수도권에 집중된 규제는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지방 광역시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수도권은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2년 실거주 의무 등으로 투자가 어려워진 반면, 지방은 신규 아파트 공급이 상대적으로 적어 회복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수도권 부동산은 규제 강화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었고, 그 반작용으로 신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지방 광역시의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주택 시장이 지역별, 상품별로 극심한 양극화를 보이면서,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은 규제 회피와 희소 가치에 집중하는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추가 정책과 시장의 자금 흐름에 따라 이러한 지역별 온도차가 더욱 심화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