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뛰던 금값 “하룻밤 새 완전히?”… 초유의 사태에 ‘이럴 수가’

금값 팬데믹 이후 최대 폭락
국내 ‘김치 프리미엄’ 빠르게 해소
늦게 뛰어든 투자자들 ‘이중 손실’

안전자산의 대명사로 불리며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국제 금값이 단 하루 만에 폭락하는 충격적인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국제 시세보다 과도하게 높았던 국내 가격,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빠르게 해소되면서 단기 고점에 금을 매수한 투자자들이 이중의 손실 위험에 직면하게 되었다.

국제 금값 5% 넘게 하락… 팬데믹 이후 최대 낙폭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115.2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 대비 5.5% 급락한 수치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이후 가장 큰 일일 하락폭이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도 5.7% 추락한 온스당 4,109.1달러에 마감했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온스당 4,381달러까지 치솟으며 최고가를 경신했던 것과는 판이한 모습이다.

키트코 메탈의 짐 위코프 선임 분석가는 “최근 시장의 위험 선호 심리가 개선되면서 안전자산인 귀금속 시장에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최대 힌두교 축제 ‘디왈리’로 인한 휴장도 시장 유동성 부족을 초래해 하락세를 부추겼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김치 프리미엄’ 빠르게 사라져… 국내 투자자 ‘이중 타격’

국제 금값 폭락의 여파는 국내 시장에서 더욱 증폭되었다. 22일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금 1g 가격은 전날 대비 6.8% 하락한 19만 4,83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시장이 열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금값은 추가로 떨어져 7.35% 하락한 19만 3,570원까지 내려갔다. 국내 금값의 하락폭이 국제 시장보다 더 큰 이유는 그간 형성됐던 ‘김치 프리미엄’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금값은 지난 15일 기준으로 국제 금값보다 무려 18.55%나 비싸게 거래됐다. 그러나 국제 금값 하락과 함께 이러한 프리미엄도 급격히 줄어들면서, 지난 5거래일 동안에만 14.2%가 하락하는 가파른 내림세를 보였다.

향후 전망은? 시장 주시해야

이러한 갑작스러운 금값 조정 속에서 투자자들은 앞으로의 시장 움직임을 예측하기 위해 주요 경제지표와 통화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오는 24일 발표될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28~29일 예정된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주목받고 있다.

미 노동통계국은 당초 15일 발표 예정이었던 CPI 지표를 연방정부 일시 업무중단(셧다운)으로 인해 9일 지연된 24일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 지표는 연준의 금리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은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 특성 때문에 미국의 실질 금리가 하락할 경우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이 금값 변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금값 하락을 단기 조정 국면으로 보고, 안전자산 수요, 환율 변동, 미 연준 정책,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등 장기적 요인을 고려할 때 금값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