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은 이걸로 돈 벌었다는데”… 나만 모르는 ‘거품’의 함정, 전문가들이 경고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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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로 치솟는 국내 금값
국제 시세와 격차는 사상 최대
묻지마 투자, 거품 붕괴 우려도
금값
금 시장 과열 양상 / 출처 : 연합뉴스

“사상 최고가 경신”이라는 말이 연일 들려온다. 안전자산의 대표주자인 금값이 그야말로 ‘미친 듯이’ 폭등하며 국내 금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제 시세보다 20% 가까이 비싸게 거래되는 기현상이 벌어지자, 한국거래소마저 예정했던 금 투자 이벤트를 무기한 연기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지금 사면 상투”…거래소도 말리는 ‘금테크’ 광풍

한국거래소는 지난 14일 배포 예정이던 ‘KRX금시장 최대 거래량 기록! 골드바를 잡아라’ 마케팅 행사 보도자료를 돌연 취소했다.

금값
금 시장 과열 양상 / 출처 : 연합뉴스

국내 금 가격이 국제 시세와 비교해 비정상적으로 높게 형성된,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극심해지자 투자 열풍을 부추기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마케팅 일정을 미뤘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과열된 시장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실제로 지난 15일 KRX금시장에서 1kg 금 현물은 그램(g)당 22만 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사상 최고가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같은 날 원화로 환산한 국제 금 가격은 g당 19만 1470원으로, 국내 금값이 무려 18.56%나 더 비쌌다. 장중 한때 이 격차(괴리율)는 20.5%까지 벌어지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공급은 막히고 수요는 폭발…’김치 프리미엄’의 구조적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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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시장 과열 양상 / 출처 : 뉴스1

이러한 비정상적인 가격 차이는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된다. 우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한국조폐공사는 실물 수요 폭증으로 생산 일정이 밀리자 내년 1월 1일까지 골드바 공급을 전면 중단했다. 금 유통업체들도 줄줄이 판매 중지에 나섰다.

반면 금을 사려는 사람은 넘쳐난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미중 무역 갈등 같은 지정학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 심리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국내외 가격 차이가 1% 내외에서 유지되어야 한다”면서도 “국내 금 선물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비정상적인 프리미엄이 계속 쌓이는 구조”라고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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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시장 과열 양상 / 출처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값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내년 말 금값이 온스당 48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무턱대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높다.

지난 2월에도 ‘김치 프리미엄’이 20%를 돌파했지만, 불과 한 달도 안 돼 0%대로 주저앉으며 추격 매수한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긴 바 있다.

광풍에 휩쓸린 ‘묻지마 투자’가 자칫 ‘폭탄 돌리기’의 마지막 주자가 되는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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