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뒤쳐지면 끝장”…한국 대기업들 ‘발칵’, 53조 시장에 목숨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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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대신 로봇이 빨래를 넣는다
삼성부터 현대까지 ‘드림팀’ 총출동
“정체된 산업, 해답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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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휴머노이드 산업 / 출처 : 연합뉴스

미국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가 공개한 영상에서, 사람처럼 팔을 움직이고 옷을 정리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제로 작동했다.

CEO 브렛 애드콕은 “지금 우리 집에서 로봇이 세탁 중”이라고 전하며, 이 기술이 단순한 데모가 아닌 실사용임을 강조했다.

왜 기업들이 로봇에 ‘올인’하는가

삼성전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4일 ‘이노X랩’이라는 새로운 사내 조직을 신설하고, AI·소프트웨어·설계 전문가를 모은 ‘휴머노이드 드림팀’을 꾸리겠다고 밝혔다.

3월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했고, 6월엔 미국 스타트업 스킬드AI에 136억 원을 투자하며 관련 기술을 흡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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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휴머노이드 산업 / 출처 : 연합뉴스

두산로보틱스는 미국 로봇 설루션 기업 ‘원엑시아’의 지분을 확보해 자동화 기술을 보강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산업용 착용 로봇을 개발해 대한항공에 납품했으며, 내년부터는 해외 진출도 계획 중이다. LG이노텍과 삼성전기도 로봇용 카메라 모듈 협력에 나서며 로봇 생태계 전반에 발을 들이고 있다.

이처럼 국내 대표 기업들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로봇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대한상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체 10곳 중 8곳이 “이미 기존 주력 제품이 경쟁력을 잃었거나 시장에서 밀리고 있다”고 답했다.

레드오션에 빠진 산업이 신사업 돌파구를 찾는 와중에, 로봇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세계는 지금 ‘휴머노이드 격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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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휴머노이드 산업 / 출처 : 뉴스1

해외 분위기는 더 뜨겁다.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2025년 기준 3조 원 규모로 성장했고, 2033년까지 연평균 3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는 이 시장이 2035년에는 53조 원까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의 웨이저자 회장은 “휴머노이드 로봇 주문이 이미 자사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 역시 ‘옵티머스’라는 로봇을 개발 중이며, 미국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중국의 국영 기업들도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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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휴머노이드 산업 / 출처 : 뉴스1

한국도 한때 세계 로봇 대회에서 정상을 찍을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으나, 현재는 미국과 중국보다 2~3년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핵심 부품인 센서와 액추에이터는 여전히 해외에 의존하고 있고, 민간 대형 프로젝트나 자립형 소프트웨어도 부족한 실정이다.

다만 희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해 제조현장에 적용을 시도하고 있으며, 정부도 원천기술 개발과 실증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기술 내재화, 부품 국산화, 민간 혁신이 삼박자를 이뤄야 진짜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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