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만의 퇴장… 삼성전자, 중국 가전·TV 시장서 ‘손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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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가전, TV 중국서 판매 중단
중국 최대 가전 전시회(AWE)에 참가한 삼성전자 / 삼성전자

한국 최대 전자기업이 34년 만에 중국 가전 시장에서 발을 뺀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2026년 5월) 중국 본토 내 생활가전과 TV 판매를 공식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현지 유통 채널 및 협력사에 이를 공식 통보했다.

한·중 수교 직후인 1992년 중국에 진출한 삼성전자가 34년 만에 가전·TV 사업 철수를 공식화한 것이다.

2,000억 적자·순이익 44% 급감…수익성 붕괴

삼성전자의 TV·생활가전 부문은 2025년 한 해 동안 2,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해 중국 판매법인의 당기순이익은 1,681억 원으로, 전년(3,007억 원) 대비 44% 급감했다.

글로벌 TV 시장 정체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2026년 상반기 삼성전자의 TV 평균 판매가격도 전년 대비 4% 하락했다. LG전자 역시 같은 기간 2.5% 하락해, 한국 가전사 전반의 가격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삼성전자 가전, TV 중국서 판매 중단
중국 상해 홍이 인터내셔널 플라자에 위치한 삼성전자 매장 / 삼성전자, 연합뉴스

‘선택과 집중’…모바일·반도체는 계속

삼성전자는 가전·TV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중국에서 모바일과 반도체, 의료기기 사업은 지속한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갤럭시 AI를 앞세워 중국 모바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국 특화 스마트폰 ‘심계천하(W시리즈)’도 계속 출시할 계획이다.

생산 거점과 관련해서는 쑤저우 가전 공장과 시안·쑤저우의 반도체 공장을 계속 운영한다. 반면, 주요 해외 생산 거점 중 하나였던 말레이시아 공장은 폐쇄하기로 했으며, 2025년 3월에는 텐진의 TV·스마트폰 생산 법인도 이미 청산된 바 있다.

식기세척기, 전자레인지 등 일부 가전 라인은 외주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발표(IR)에서 “가전 사업은 경쟁 심화와 관세 등 리스크로 수익성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사업 전반에 걸쳐 선택과 집중을 추진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조직 개편 속 ‘AI·소프트웨어’ 중심 체질 전환

삼성전자 가전, TV 중국서 판매 중단
서울의 한 가전제품 매장 /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지난 4일(2026년 5월 4일) TV 사업을 이끄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을 용석우 사장에서 이원진 사장으로 전격 교체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하드웨어 중심 전략에서 소프트웨어·서비스 중심으로 TV 사업의 체질을 바꾸려는 신호로 해석한다.

삼성전자는 또 국내 TV·생활가전·스마트폰 판매 및 영업을 총괄하는 한국총괄에 대한 경영진단에도 착수했다. 가전·TV 부문의 구조조정이 중국에만 그치지 않고 국내외 사업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번 철수를 두고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무너진 사업에서 자원을 회수해, 고부가가치 영역인 AI·반도체·모바일에 재배치하는 전략적 판단”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세계 2위 TV 시장인 중국에서의 전면 후퇴가 삼성 브랜드 전반의 글로벌 입지에 미칠 영향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동시에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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