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각 공급’ 외쳐도…매물 잠김에 내 집 마련 ‘난항’

댓글 0

정부 6만 가구 공급 계획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 뉴스1

오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가 도심 6만 가구 공급 계획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지만, 시장에서는 매물 잠김과 공급 절벽 우려가 동시에 번지는 양상이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미 3월 8만 건대에서 4월 말 기준 7만 4,162건으로 한 달 새 약 12.5% 급감했다. 올해 1분기 서울 주택 증여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94% 급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 ‘조각 공급’ 전략으로 도심 공급 속도전

정부는 대규모 신도시 개발 대신 도심 유휴부지를 활용한 이른바 ‘조각 공급’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지난 1월 발표된 ‘1·29 공급대책’은 노후 청사·국공유지를 발굴해 복합 개발하고, 소규모 필지를 연결해 공급 물량을 끌어올리는 방식을 핵심으로 삼는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예고한 6만 가구 공급을 반드시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도 같은 날 “도심 곳곳의 부지를 발굴해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와 국토부가 한목소리로 공급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정부 6만 가구 공급 계획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 뉴스1

남은 다주택자는 ‘버티기’…급매 대신 매물 잠김

시장의 반응은 정부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자산 정리를 마친 다주택자들은 이미 시장을 떠났고, 남은 보유자들은 세 부담을 감수하고 버티기에 나서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유예 종료 후 급매물이 쏟아지기보다 제한된 매물에 수요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대외 환경도 공급 여건을 압박하고 있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해상 운임과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철근·시멘트 등 건설 자재 수급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기준금리 재인상 가능성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만기까지 겹치면서 중견·중소 건설사의 도심 사업 추진 여력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전문가 “계획보다 속도…착공·입주 연결이 관건”

정부 6만 가구 공급 계획
연합뉴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 규모보다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는 속도가 시장 안정을 가를 핵심 변수라고 진단한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양도세 중과 재시행과 입주 물량 감소, 대외 변수까지 겹친 상황에서는 공급 대책을 얼마나 빠르게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하느냐가 시장 안정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이어 “계획만 앞세우고 속도가 따라주지 못하면 매물 잠김과 공급 절벽 우려가 맞물리며 시장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제 전환기에 ‘지금 사지 않으면 기회를 놓친다’는 불안 심리를 정부 공급 전략이 얼마나 빠르게 잠재울 수 있는지가 향후 시장 향방을 결정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0
공유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