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 달러 증발 직전…韓 외환보유액, ‘글로벌 환율’로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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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외환보유액 4279억달러
연합뉴스

한 달 만에 40억 달러 넘게 증발했던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4월 들어 다시 반등했다. 그러나 그 배경을 들여다보면,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이 아닌 글로벌 환율 변동이 주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278억 8,000만 달러(약 622조 원)로 집계됐다. 3월 말보다 42억 2,000만 달러 늘어난 수치로, 지난 3월 한 달간 39억 7,000만 달러가 감소한 이후 한 달 만에 회복세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등 시장 안정화 조치에도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 증가와 운용 수익 등에 기인해 외환보유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이 63억 달러 이끌었다

자산별로 살펴보면, 유가증권이 3,840억 7,000만 달러로 한 달 새 63억 7,000만 달러 증가하며 전체 반등을 이끌었다. IMF 특별인출권(SDR)도 158억 1,000만 달러로 2억 4,000만 달러 늘었다.

반면 예치금은 187억 6,000만 달러로 22억 9,000만 달러 감소했다. 금은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는 회계 방식에 따라 47억 9,000만 달러를 그대로 유지했다.

‘기타 통화 절상’이 핵심 변수였다

4월 외환보유액 4279억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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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증가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은행 스스로 “시장 안정화 조치에도”라는 단서를 붙였다는 점이다.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는 원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달러를 시장에 공급하는 조치인 만큼, 이는 외환보유액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실질적인 증가 요인은 유로화, 엔화 등 비달러 통화의 절상이었다. 외환보유액의 일부가 달러 외 통화로 운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통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면 달러 환산액이 자동으로 높아지는 구조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외환보유액이 늘어도 원화의 구조적 약세 흐름과는 별개로 해석해야 한다”고 전했다.

세계 12위…중국과는 7.8배 격차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3월 말 기준 세계 12위로 전월과 동일한 순위를 유지했다. 1위인 중국(3조 3,421억 달러)과의 격차는 약 7.8배에 달한다. 이어 일본(1조 3,747억 달러), 스위스(1조 698억 달러), 러시아(7,490억 달러), 인도(6,911억 달러) 순이며, 한국의 직전 순위인 홍콩(4,308억 달러)과는 불과 71억 달러 차이에 불과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환보유액 12위 수준은 단기 외채 상환 능력 등 외환건전성 측면에서 양호한 수준”이라면서도, “민간 부문의 해외 투자 확대로 인한 달러 수요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외환보유액 수치만으로 원화 안정성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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