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 위한다더니 “이거 현실 맞나요?”… 1조 ‘돈잔치’ 벌였다는 소식에 ‘맙소사’

밥상 물가 비상사태, 농협이 폭리?
정부까지 진화 나선 쌀값 사태

고물가·고금리 이중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장바구니가 날로 가벼워지고 있다.

특히 한국인의 주식인 쌀 가격이 심상치 않다. 지난 10월 쌀 가격은 1년 전보다 21.3%나 급등하며 6년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찹쌀은 무려 45.5%, 현미도 28.8% 폭등했다. 쌀값 급등의 주된 원인은 정부가 2024년 쌀값 안정을 위해 시장 격리(매입) 조치를 시행한 탓에, 올해 시중에 풀린 재고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0월 잦은 비로 햅쌀 출하까지 늦어지며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농민은 울고 농협은 웃고

하지만 이 쌀값 폭등의 이득이 정작 농민에게 돌아가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 소속 이원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23개 농협 RPC(미곡종합처리장)가 2024년산 쌀을 매입해 올린 수익금만 1조 625억 원에 달한다.

이들 RPC는 작년 수확기에 1조 9천394억 원에 쌀을 사들인 뒤 3조 20억 원에 팔아, 평균 54.8%라는 막대한 수익률을 올린 것이다.

심지어 절반에 가까운 59개 RPC는 전년보다 쌀값을 오히려 낮춰 매입해 66%의 폭리를 취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 물량 공급으로 ‘총력 대응’

심각한 내수 침체와 물가 불안에 정부도 칼을 빼 들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우선 쌀 수급 안정을 위해 정부양곡 2만 5천 톤을 추가로 시장에 푼다. 이는 햅쌀이 본격 출하되기 전까지의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물가 상승은 쌀에 그치지 않았다. 축산물이 5.3%, 수산물은 5.9% 올랐다. 특히 조기는 16.9% 급등해 16년 10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10월 장기 추석 연휴의 영향으로 해외 단체여행비(12.2%), 콘도 이용료(26.4%) 등 서비스 물가도 급등했다. 석유류 역시 4.8% 올라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은행은 현재의 물가 상승세가 일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 하락세와 여행 서비스 가격 둔화 등을 근거로 연말에는 물가 상승률이 2% 내외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김장철 물가 안정에도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배추와 무는 정부 가용물량 4만 7000톤 이상을 공급하고, 고추, 마늘, 양파, 새우젓 등도 최대 50% 할인할 것”이라며 “민생경제의 핵심인 생활물가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