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 된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비트코인 급락이 금융시장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리는 서브스택 뉴스레터를 통해 “비트코인이 주요 지지선을 이탈하면서 막대한 가치 파괴로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7% 이상 하락한 7만286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고점과 비교하면 낙폭이 40%를 넘는 수준이다. 지난 주말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지면서 2024년 11월 도널드 트럭프 대통령 재선 이후 상승분도 크게 줄었다.
버리는 비트코인이 여기서 10%만 더 하락해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연쇄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최악의 경우 5만 달러까지 밀리면 ‘죽음의 소용돌이’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경고다.
대량 보유 기업들의 자금줄 막힌다
버리가 주목한 핵심은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보유한 상장기업들의 위기다. 대표적으로 2020년 이후 비트코인을 집중 매수해 최대 보유 상장사로 불리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지목했다. 버리는 “비트코인이 10%만 더 하락하면 대량 보유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떠안게 되고, 이 경우 자본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사실상 막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면 담보 가치가 떨어져 신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이는 다시 보유 비트코인 매각 압력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코인·귀금속 연쇄 청산 ‘죽음의 소용돌이’
버리가 제시한 또 다른 위험 시나리오는 암호화폐와 귀금속 시장을 연결하는 복합 금융상품의 붕괴다. 그는 “코인과 귀금속을 함께 묶은 파생상품 거래가 늘면서 한쪽이 흔들리면 다른 쪽에서도 강제 청산이 연쇄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버리에 따르면 지난달 말 코인 가격 하락으로 최대 10억 달러 규모의 귀금속이 청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버리는 “실물로 뒷받침되지 않는 토큰화 금속 선물 시장이 무너지면 담보 가치가 함께 떨어지는 ‘죽음의 소용돌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트코인이 5만 달러까지 밀리면 채굴 업체들의 줄도산은 물론, 토큰화된 금속 선물 시장이 매수자가 전무한 블랙홀로 빨려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디지털 금 신화 붕괴… 순수 투기 자산”
버리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서 가치 저장 수단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정학적 긴장과 달러 약세 우려 속에 금·은 가격은 강세를 이어가는데, 비트코인은 오히려 급락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최근 금·은 가격도 10~30% 급락하면서 귀금속 시장과 코인 시장의 연결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했다. 그는 이를 두고 “순수한 투기 자산임이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융시장 분석가들은 버리의 경고를 주목하고 있다. DyTrading.com의 수석 애널리스트 댄 버클리는 “기관 투자자들이 더 안전한 투자 기회로 대거 자금을 회수할 때 높은 PER을 가진 기술주와 문제 있는 비즈니스 모델 기업들이 표적이 될 것”이라며 2022년과 유사한 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버리의 이번 경고는 그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붕괴를 사전에 예측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과다 레버리지된 포지션의 연쇄 붕괴 가능성을 암시하는 신호로 해석되면서, 암호화폐 시장뿐 아니라 관련 금융상품에 대한 리스크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