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제 9주, 경유 소비 8% 줄었다…정유사 손실은 ‘1.2조’ 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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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격제 시행 두 달의 부담
연합뉴스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지 9주가 지난 가운데, 경유 소비량이 전년 대비 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은 소비를 억제하는 효과를 냈지만, 정유사에는 4주 기준 약 1조 2,000억원의 손실이 누적되며 보전 협상이라는 새로운 숙제를 남기고 있다.

양기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14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3월 2주부터 5월 2주까지 9주간 석유 소비량을 집계한 결과, 휘발유는 전년 대비 3%, 경유는 8% 감소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중동 전쟁 발발에 따른 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월 13일부터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가격에 상한을 두는 최고가격제를 2주 단위로 시행해 왔다.

3월엔 오히려 늘었다가, 4월엔 급감

소비 변화는 월별로 뚜렷한 격차를 보인다. 정책이 중간에 도입된 3월에는 휘발유 소비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하고 총 석유제품 소비량도 1% 늘었다.

그러나 4월 들어서는 양상이 달라졌다. 휘발유 소비가 7%, 경유 소비가 11% 각각 줄었으며, 5월 1~2주에도 휘발유 2%, 경유 6%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양 실장은 “전반적으로 가격에 대한 부담이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소비 위축의 부정적인 효과도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가 적절한 수준인지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차 동결 속의 기름값 부담
뉴스1

한국 가격 상승률, 주요국보다 낮아

정부는 최고가격제의 정책적 실효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제 비교 수치를 제시했다. 중동 전쟁 발발 전과 비교한 국내 석유가격 상승률은 휘발유 19%, 경유 26%로 집계됐다. 반면 미국은 휘발유와 경유가 모두 44% 올랐고, 영국·독일·프랑스는 휘발유 19~22%, 경유 28~37%가 상승해 한국과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일본의 경우 휘발유 7%, 경유 9% 상승에 그쳐 한국보다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들은 “주요국들도 한국과 유사한 고유가 대응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제도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4~5월 비축유 스와프 신청 물량은 약 3,100만 배럴로 집계됐으며, 나프타 생산 비중이 높은 콘덴세이트에 대해서도 스와프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해제 기준은 ‘국제유가 90달러대’…손실 보전 협상도 변수

최고가격제가 언제 끝날지도 시장의 관심사다. 양 실장은 “호르무즈 상황이 안정화하고 국제유가의 예측 가능성이 확보되면 제도가 종료될 것”이라며 “국제유가가 90달러대까지 내려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해제 시점이 국제 정세에 전적으로 달려 있어, 에너지 업계에서는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한편 정유사의 손실 보전 문제도 미결 변수로 남아 있다. 정유 4사는 최고가격제 시행 4주간 약 1조 2,000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부는 이달 말까지 원유도입가와 생산비용 등을 반영한 원가 기준으로 손실 보전 기준을 결정할 방침이다. 남경모 산업부 장관정책보좌관은 “기본적으로 원가를 계산해 손실 보전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세부 내용을 정유사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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