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초대박 터뜨렸다”… 36년 만에 찾아온 ‘이 순간’, 노후 걱정하던 5060 ‘들썩’

꿈의 숫자 4000 시대 개막
반도체와 자동차가 이끈 랠리
앞으로의 증시 향방은 어디로

2025년 10월 27일, 한국 증시는 누구도 가보지 못한 새로운 역사를 썼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000의 고지를 밟으며 투자자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1980년 이후 36년 만에 도래한 ‘코스피 4000 시대’에, 이전부터 꾸준히 투자해왔던 5060 이상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기쁨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반도체가 불 지피고, 자동차가 밀어 올렸다

이번 코스피의 역사적인 상승은 단연 반도체 대형주가 이끌었다.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인공지능(AI) 열풍이 그 중심에 있다.

거대 IT 기업은 물론 금융 회사까지 AI 설비 투자에 뛰어들면서, AI 구동에 필수적인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27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시가총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 상승을 쌍끌이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깜짝 실적’ 발표와 SK하이닉스의 사상 첫 영업이익 ’10조 클럽’ 달성 전망은 투자 심리에 기름을 부었다.

9월까지 반도체가 증시를 이끌었다면, 10월에는 자동차와 이차전지가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특히 관세 불확실성에 억눌려 있던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가 힘을 받기 시작했다.

키움증권의 한 연구원은 “반도체 외에도 다양한 업종이 오르면서 증시 전반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36년간의 쾌거, 영광과 시련의 역사

코스피가 4,000이라는 이정표를 세우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1980년 100포인트로 시작한 코스피는 ‘3저 호황’에 힘입어 1989년 처음으로 1,000선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굵직한 악재들을 만나며 부침을 거듭했다.

2017년 반도체 호황으로 2,500선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미중 무역분쟁과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또다시 큰 폭으로 하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처럼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고 36년 만에 도달한 4,000선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값지다.

하지만 축포를 터뜨린 지 채 하루가 지나지 않은 28일, 코스피는 다시 3,900대로 내려앉았다. 28일 오전 9시 기준 코스피는 전날보다 44.51포인트(1.10%) 내린 3,998.32를 기록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두고 단기간에 급등한 데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의 상승을 이끌었던 기대감이 유효한지 시장이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결국 코스피가 ‘5,000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되살릴 세제 혜택과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