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시던 게 생수가 아니었다고?”…대부분 모른다는 ‘숨은 비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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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로 알았던 물
알고 보니 ‘혼합음료’
관리 체계 달라 주의 필요
생수
생수 혼합음료 분류 / 출처: 연합뉴스

시중에 판매되는 다양한 물 제품을 둘러싼 소비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일부 제품은 겉보기엔 생수와 다를 바 없지만, 법적으로는 음료수에 가까운 ‘혼합음료’로 분류되면서 소비자들이 품질과 안전에 대해 오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적 ‘생수’의 이름은 ‘먹는 샘물’

우리가 일상에서 ‘생수’라고 부르는 물의 법적 명칭은 ‘먹는 샘물’이다. 먹는물관리법에서는 샘물을 “암반대수층(암석 틈에 물이 저장된 층) 안의 지하수 또는 용천수 등 수질의 안전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자연 상태의 깨끗한 물을 먹는 용도로 사용할 원수(原水)”로 정의한다.

빗물이 땅속 깊이 스며들면서 자연적으로 걸러지고 미네랄 성분이 녹아들어 식수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생수
생수 혼합음료 분류 / 출처: 연합뉴스

시중에서 흔히 ‘암반수’나 ‘광천수’라고 선전하는 제품이 바로 이 먹는 샘물에 해당한다. 광천수는 ‘광물질을 함유한 샘물’이라는 의미이다.

단, 먹는 샘물 중에서도 오존처리나 가열 처리를 하지 않고 물리적 여과 등 물의 화학 성분을 바꾸지 않는 방식으로 처리한 물에만 ‘천연광천수’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어, 이는 원수 자체가 깨끗함을 시사한다.

먹는 샘물은 수돗물, 먹는 염지하수 등과 함께 법적 ‘먹는 물’의 범주에 포함된다.

겉은 생수, 속은 ‘혼합음료’의 정체

문제는 겉보기에는 생수와 구분이 어렵지만, 법적으로는 ‘먹는 샘물’이 아닌 ‘혼합음료’로 분류되는 제품들이 있다는 점이다.

생수
생수 혼합음료 분류 / 출처: 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공전에 따르면 혼합음료는 “먹는 물 또는 동·식물성 원료에 식품 또는 식품 첨가물을 가해 음용할 수 있도록 가공한 것”으로 정의된다.

즉, 생수형 혼합음료는 물에 미네랄 등의 식품첨가물을 첨가해 만든 제품이며, 법적 분류상으로는 ‘비락식혜’, ‘비타500’ 등과 같은 음료수에 더 가깝다.

이러한 생수형 혼합음료는 먹는물관리법이 아닌 식약처가 주무기관인 식품 관련 법령을 따른다.

이 때문에 먹는 샘물이 50개 내외의 광범위한 수질 검사를 받는 것과 달리, 혼합음료는 검사 항목이 10개도 되지 않아 규제와 감시가 약하다는 속설이 온라인에서 돌기도 했다.

생수
생수 혼합음료 분류 / 출처: 연합뉴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두 물에 대한 관리 체계의 목표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혼합음료가 미네랄 함량을 늘리거나 성분 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물을 사 먹는 시대의 개막, 3명 중 1명은 생수 소비

이러한 복잡한 시장 상황의 배경에는 돈을 주고 물을 사 마시는 행위가 이제 우리 일상생활의 일반적인 소비 행태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는 사실이 있다.

과거에는 물을 사서 마신다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지만, 1994년 대법원의 생수 판매 금지 조치에 대한 위헌 판결 이후 국내 생수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었다.

생수
생수 혼합음료 분류 / 출처: 연합뉴스

정부는 1995년 먹는물관리법을 제정해 내국인에 대한 생수 판매를 허용했다.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먹는 샘물 시장 규모는 5년 사이 2배가량 급증했으며, 지난해 기준 3조 1,700억 원(추정치) 규모를 기록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지난해 ‘수돗물 먹는 실태조사’ 결과, 국민 3명 중 1명꼴인 34.3%가 먹는 샘물을 구매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주된 이유로 ‘안전해서’ (43.3%)와 ‘편리해서’ (30.2%)를 꼽았다. 현재 국내에는 63개사의 300여 개 생수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으며, ‘제주 삼다수’가 40.3%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통업계의 자체 브랜드(PB) 제품까지 성장하며 전체 시장의 22%를 차지하는 등 생수 시장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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