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한 달 새 급격히 꺾이면서, 특히 실수요 거래층으로 분류되는 중장년층과 중상위 소득층에서 심리 냉각이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2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8로 전월(124) 대비 16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2022년 7월(-16p)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년 후 집값 전망에 대한 응답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상승 기대가, 이하면 하락 전망이 우세함을 뜻한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지수가 108을 기록하며 여전히 상승 기대가 앞서고 있지만, 한 달 사이 급격한 심리 위축이 감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40~60대, 19p 동반 급락
연령대별로 보면 40대, 50대, 60대가 모두 19p씩 하락하며 동반 급락세를 보였다. 50대의 경우 1월 119에서 2월 100으로 떨어지며 상승·하락 전망이 팽팽한 수준까지 내려왔다. 50대 지수가 100까지 하락한 것은 지난해 3월(100) 이후 11개월 만이다. 40대는 123에서 104로, 60대는 127에서 108로 각각 급락했다.
반면 70세 이상은 1월 129에서 2월 118로 11p 하락에 그쳤고, 40세 미만 청년층도 125에서 113으로 12p 내리는 데 그쳤다. 한은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주택을 더 많이 매매하는 연령대인 40~60대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 기대가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거래 주체들의 심리 변화가 뚜렷하다는 의미다.
중상위 소득층 기대 꺾여
소득별 분석에서는 중상위층의 하락세가 가장 가팔랐다. 월 소득 400만~500만원 응답자의 2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4로 전 소득층 중 가장 낮았고, 1월 대비 낙폭도 21p로 최대였다. 300만~400만원 구간은 125에서 106으로 19p, 500만원 이상은 124에서 107로 17p 각각 하락했다.
반면 100만원 미만은 13p, 100만~200만원은 9p 하락에 그쳤다. 부동산 대출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소득을 주요 재원으로 주택 거래를 계획하던 중상위층에서 가격 상승 기대가 특히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별로는 남성이 125에서 107로 18p 급락한 반면 여성은 121에서 110으로 11p 하락하며, 2월 들어 성별 지수가 역전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정책 변화 신호탄될까
이번 지수 급락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책적 메시지와도 맞물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엑스(X)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비정상인 집값 상승세가 국민주권 정부에서도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는 줄어드는 게 당연하다”고 밝혔다. 현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실수요층의 심리 냉각이 실제 거래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40~60대 중장년층은 주택 매매의 핵심 수요층인 만큼, 이들의 기대 심리 변화는 향후 거래량과 가격 흐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70세 이상 고령층과 청년층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는 점에서, 세대별 자산 격차와 시장 인식 차이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