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간 잠잠하다 싶더니 “결국 올 것이 왔다”… 1700억 빚더미에 서민들만 ‘이럴수가’

오는 25일부터 경기도 버스 요금 인상
누적된 적자에 “더는 못 버틴다”
시민 부담 덜어줄 대책 효과 있을까

“매일 버스로 출퇴근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경기도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오는 25일 첫차부터 경기도의 시내버스 요금이 6년 만에 오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치솟는 물가에 교통비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서민들의 시름은 커져만 간다.

오는 25일부터 교통카드 기준으로 일반형 시내버스는 1,450원에서 1,650원으로 200원 오른다.

좌석버스는 2,450원에서 2,650원으로 200원, 서울 등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직행좌석형(광역) 버스는 2,800원에서 3,200원으로 무려 400원이나 인상될 예정이다.

6년 묵은 적자, 더는 버틸 수 없다

이번 요금 인상의 가장 큰 이유는 버스 회사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경영난이다. 버스 회사들의 어려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운전기사들의 인건비는 해마다 올랐고, 국제 정세 불안으로 연료비 또한 크게 상승했다. 여기에 낡은 버스를 교체하고 시민의 안전을 위한 설비를 투자하는 비용까지 더해져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쌓인 운송 적자만 약 1,700억 원에 달하며, 이대로라면 2026년에는 3,8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사실 그동안 버스 회사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덕분에 운영을 이어올 수 있었다.

‘버스 준공영제’라는 제도 아래, 지자체가 버스 회사의 적자를 세금으로 메워주며 요금을 동결해왔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저렴한 요금으로 편리하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었던 이유다.

요금 인상 속 숨겨진 고민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버스 회사들의 적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불어나자 지자체의 재정 부담 역시 임계점에 도달한 것이다.

결국 지자체는 버스 운행을 줄여 시민의 불편을 초래하는 대신, 요금을 현실화하여 최소한의 서비스를 유지하는 길을 택하게 됐다.

이번 인상으로 시민들의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해외 주요 도시와 비교하면 한국의 대중교통 요금은 여전히 저렴한 편에 속한다.

지난해 11월 대한교통학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서울의 시내버스 요금은 1,500원으로 뉴욕(약 3,756원)이나 런던(약 2,756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경기도는 요금 인상에 따른 시민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월 이용금액의 20~53%를 환급해주는 ‘The 경기패스’와 같은 교통 지원 정책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교통 전문가는 “이제는 요금 인상이 서비스 질 개선으로 이어져 시민들이 그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