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불안에 정부 방패… 유류세 7월까지 연장, ‘물가 숨통’

댓글 0

유류세 연장 발표 장면
연합뉴스

중동 전쟁 충격으로 도입된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정부가 이를 2개월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석유류 물가가 전년 대비 21.9% 급등하며 전체 소비자물가를 강하게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선제적 완충에 나선 것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 및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6월 이후 유류세 운용 방안’을 공개했다. 당초 5월 31일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오는 7월 31일까지 연장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인하율은 현행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휘발유는 법정 세율 대비 15%, 경유는 25% 인하된 수준이다.

리터당 최대 87원 절감…경유에 더 큰 혜택

이번 연장 조치로 유류세 세액 기준 리터당 인하 효과는 휘발유 65원, 경유 87원 수준에서 유지된다. 구체적으로 휘발유 유류세는 리터당 763원에서 698원으로, 경유는 523원에서 436원으로 낮아진 수준이 그대로 이어진다.

경유에 더 큰 인하 폭을 적용한 것은 산업·물류 현장에서의 파급 효과를 고려한 조치다. 정부는 “경유는 산업용·물류용 비중이 높아 화물·공장 가동비와 연결된 만큼, 전체 물가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조선비즈·뉴시스 등 일부 매체는 여러 세목과 부가세까지 감안한 소비자가격 기준 인하 효과를 휘발유 리터당 122원, 경유 145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유류세는 정유사가 석유 제품을 공장에서 출고할 때 국가에 먼저 납부하는 세금이다. 인하 시 가격 전가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소비자가격 억제 효과도 비교적 신속하게 나타난다.

유류세 연장과 감세 효과
뉴스1

소비자물가 2.6% 상승…석유류가 0.84%p 끌어올려

정부가 종료 시점을 미룬 배경에는 최근 물가 흐름이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6%로, 약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석유류 물가가 21.9% 급등하며 전체 물가를 0.84%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전쟁 발발 이후 국제 유가 상승 압력이 국내 석유류 가격에 그대로 전이된 구조다. 한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고 주요 수입선이 중동 산유국에 집중돼 있어, 중동 지역 분쟁이 국내 유가·물가에 직격탄으로 작용하는 구조적 취약성이 이번에도 드러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유류세 인하가 단기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수십 bp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국제 유가 자체를 낮추는 것은 아닌 만큼, 감세 종료 시점에 가격이 반등하는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도 함께 제기된다.

목적예비비 4.2조 한도 속 추가 연장 가능성은 ‘열려있다’

정부는 이번 2개월 연장 이후의 추가 연장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국제 석유 가격 흐름,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 목적예비비로 확보해놓은 4조 2천억원 규모를 넘어서지 않아야 한다는 점 등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 당국이 확보한 4조 2천억원의 목적예비비는 유류세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를 보전하는 재원이다. 이 한도를 넘어설 경우 추가 재정 조달이나 추경 편성 논의로 이어질 수 있어, 사실상 연장 가능 기간의 상한선으로 작동한다.

재정·에너지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유류세 인하가 단기 물가 완화에는 효과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효율화 및 탄소중립 정책과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이번 연장 조치를 위해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추후 국무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0
공유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