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해도 너무하잖아”… 안 그래도 비싼데 속도 텅텅? 믿었던 ‘서민 음식’의 배신

치솟는 물가에 서민 음식 옛말
교촌, 배달앱 가격 2000원 인상
소비자 “이러다 치킨 못 먹겠다”

“배달비까지 포함하면 3만 원이 훌쩍 넘는데, 이게 서민 음식이 맞나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수많은 이들이 공감을 표했다. 한때 국민 간식이었던 치킨이 이제는 ‘특식’이 되어버린 현실에 대한 씁쓸함이 묻어난다.

최근 교촌치킨이 배달앱 판매 가격을 2000원 인상하면서 치킨 가격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배달비도 버거운데”…결국 오른 치킨값

교촌치킨은 최근 서울 지역 가맹점을 중심으로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배달앱에서 판매되는 주요 메뉴 가격을 2000원씩 올렸다.

이에 따라 인기 메뉴인 허니콤보는 기존 2만 3000원에서 2만 5000원으로 조정됐다. 이는 가맹점주들의 지속적인 요청에 따른 결정으로,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한 가맹점주는 “배달앱 수수료가 너무 높아 이대로는 장사를 이어가기 힘들다”며 가격 인상의 불가피성을 토로했다.

이러한 현상은 교촌치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bhc치킨과 자담치킨 등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이미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보다 높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했거나, 가맹점 자율에 맡기는 방식으로 사실상 가격을 인상했다.

양은 줄이고 가격은 그대로? ‘꼼수 인상’ 논란

가격을 직접 올리는 대신 양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도 문제다. 교촌치킨은 최근 순살 메뉴의 중량을 기존 700g에서 500g으로 줄이고, 닭다리살에 닭가슴살을 섞어 원가를 절감했다.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실질적으로는 40%에 가까운 가격 인상 효과를 낸 셈이다.

이는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식품 업계에 협조를 요청한 지 불과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라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러한 꼼수 인상은 소비자 기만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는 올해부터 용량 변경 시 3개월 이상 제품에 표기하도록 하고,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를 시행했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치킨 가격이 2만 원을 훌쩍 넘어 3만 원에 육박하면서, 치킨은 더 이상 서민들의 ‘소울푸드’가 아니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배달 플랫폼 수수료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치면서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그 부담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본사와 가맹점 간의 불투명한 수익 분배 구조를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단순한 가격 통제보다는 근본적인 유통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서민들의 작은 행복이었던 ‘치맥’이 이제는 큰맘 먹고 즐겨야 하는 특별한 음식이 되어버린 현실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