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끌 모아 뒤통수 맞았다”… 고물가 시대에 ‘이것’마저 배신? 서민들 ‘부글부글’

기존 스탬프 일방 삭제 논란…
‘정당한 사유 없는 계약 해지’ 혐의
고물가 시대 속 ‘앱테크족’들의 눈물

“고생해서 열심히 모았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요?” 고물가 시대에 한 푼이라도 아끼려던 소비자들의 뒤통수를 치는 일이 발생했다.

한 유명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가 최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기존 회원들이 적립해 둔 스탬프(포인트)를 일방적으로 소멸시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사라진 스탬프, 황당한 소비자

문제가 된 업체는 음료 1잔을 구매할 때마다 앱을 통해 스탬프 1개를 적립해 주는 멤버십 제도를 운영해왔다.

고객들은 이 스탬프 10개를 모으면 커피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어, 많은 소비자가 꾸준히 이용해왔다.

그러나 지난 4월, 이 업체가 새로운 앱을 출시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기존 앱 이용자들은 새로운 앱을 설치하고 회원가입부터 다시 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애써 모았던 스탬프 적립 내역이 모두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소비자들은 “아무런 사전 고지 없이 스탬프가 사라졌다”, “10개를 거의 다 모았는데 허탈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요즘처럼 ‘짠테크’나 ‘앱테크’가 활발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적은 금액이라도 할인받기 위해 꾸준히 이용했던 멤버십 혜택이 일방적으로 사라진 것에 대해 강한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소비자 민원이 잇따르자 방통위가 지난 9월부터 실태 점검에 나섰고, 최근 본격적인 사실조사로 전환했다.

방통위는 해당 업체의 행위가 전기통신사업법상 ‘정당한 사유 없는 이용계약 해지’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용자에게 제공되던 스탬프 적립 및 쿠폰 발행은 이용계약의 중요한 내용 중 하나인데, 이를 이용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중단하거나 불리하게 변경했다면 법 위반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성장 가도 달리던 저가 커피, 신뢰도 ‘흔들’

최근 몇 년간 저가 커피 시장은 고물가 상황과 맞물려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다. 모바일인덱스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저가 커피 시장은 지난 3년간 결제금액 기준으로 연평균 약 26%씩 성장했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 각 업체는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멤버십 혜택과 앱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당장의 앱 개편 편의성을 위해 고객과의 신뢰를 저버린 사례로 지적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통상적으로 앱을 리뉴얼할 경우, 기존 회원 데이터를 새로운 시스템으로 안전하게 이전(마이그레이션)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번처럼 기존 적립 내역을 일괄 삭제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는 것은 장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