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기업이라더니 “순식간에 쫓겨나나”… 길거리로 내몰린 60만명, 대체 무슨 일이

세계 최대 기업 아마존,
사업의 75%를 로봇으로 대체 추진
“일자리 파괴자 될 것” 강력 경고

“이제 기계가 사람을 밀어내는 시대가 왔다.”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앞으로 10년 안에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로봇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로봇이 인간을 대체한다, 아마존의 ‘자동화’ 청사진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아마존의 내부 전략 문건은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아마존은 사업 운영의 무려 75%를 자동화, 즉 사람의 일을 로봇에게 맡기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이 계획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문건에 따르면 아마존의 자동화 팀은 당장 2027년까지 미국 내에서만 16만 명의 인력을 로봇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33년까지는 자동화로 대체할 수 있는 일자리가 60만 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미국에서 월마트 다음으로 가장 많은 사람을 고용하는 아마존이, 이제는 가장 많은 일자리를 없애는 기업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아마존이 이처럼 대규모 인력 감축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돈’이다.

로봇을 도입하면 상품 한 개를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을 약 30센트(약 400원)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아마존이 하루에 처리하는 수백만 개의 상품을 생각하면 이는 천문학적인 액수다.

‘코봇’이라는 말장난, 비판 여론 잠재우기?

아마존 역시 이러한 계획이 불러올 사회적 파장을 의식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자동화’나 ‘인공지능(AI)’처럼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는 단어 사용을 피하려 한 흔적이 엿보인다.

대신 ‘첨단 기술’이라는 중립적인 용어를 사용하고, 로봇을 ‘인간과 협력하는 로봇’이라는 뜻의 ‘코봇(cobot)’으로 부르며 기술 발전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하려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도가 문제의 본질을 가리는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런 애쓰모글루 MIT 교수는 “아마존이 자동화로 돈을 버는 방법을 찾아낸다면, 다른 기업들도 앞다퉈 따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아마존이 더 이상 ‘일자리 창출자’가 아닌 ‘일자리 파괴자’가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러한 우려는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다. “사람들을 다 해고하면 그 많은 물건은 누가 사나?”, “대량 실업자가 생기면 사회는 어떻게 돌아가나?”와 같은 걱정 섞인 목소리가 높다.

아마존의 계획이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를 던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