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 시장
10월 일자리 감축 20년 내 최대
AI와 경기 약화가 불러온 고용 충격

미국 노동 시장에 20여 년 만에 최악의 고용 한파가 닥치면서,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대규모 일자리 축소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거대 기업들의 인력 대체 움직임까지 더해지면서 노동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10월 일자리 감축 15만 개, 2003년 이후 최대
고용정보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가 6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중 미국의 일자리가 15만 3천74개 사라졌다.
이는 9월(5만 4천64개 감소) 대비 183% 급증한 수치이며, 10월 기준으로 보면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일자리 감축 규모이다.

올해 들어 10월까지의 일자리 감축 규모는 109만 9천500개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 이후 가장 컸다.
업체 최고수익책임자인 앤디 챌린저는 현재 상황을 “2003년과 마찬가지로, 파괴적인 기술이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감축이 팬데믹 이후의 ‘채용 붐’ 조정 양상도 있지만, AI 도입, 소비자 및 기업 지출 약화, 비용 상승이라는 복합적인 요인이 긴축과 채용 동결을 주도하는 시점에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고된 이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빠르게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노동 시장이 더욱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마존발 ‘일자리 파괴’ 충격 예고

미국 노동 시장의 불안정은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움직임을 통해 더욱 구체화된다.
뉴욕타임스(NYT)가 10월 21일(현지시간) 보도한 아마존의 내부 전략 문서를 보면, 아마존은 2027년까지 미국 내 필요 인력 중 16만 명을 자동화 기술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자체 추산했다.
나아가 아마존은 제품 판매량이 현 수준 대비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2033년까지, 자동화를 통해 추가적인 60만 명에 달하는 고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이사회에 보고했다.
이는 신규 채용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인력 대체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아마존이 월마트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이 계획이 노동 시장 전반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다론 아제모을루 교수는 아마존이 자동화를 수익성 있게 만들면 이 방식이 다른 기업들로도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동화 시대, ‘단순 반복 업무’의 구조적 재편
아마존의 사례는 첨단 기술이 단순한 노동력 대체 수준을 넘어 노동 시장의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경제포럼(WEF)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화로 인해 약 9천2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대신 1억 7천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일자리의 총량이 줄어들기보다는 직업의 성격이 완전히 바뀌는 것이다.
타격이 큰 분야는 초급 사무직, 데이터 입력, 계산원 등 단순 반복 업무이다.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와 키오스크 등의 도입으로 금융 창구 직원이나 발권원 등의 일자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반면, AI 기술 개발 및 응용, 데이터 분석, 사이버 보안 등 첨단 기술 및 창의성을 요구하는 지식 기반 영역의 일자리는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이다.
전문가들은 단순 프로그래밍을 넘어 융합적 사고와 창의력을 가진 인재가 미래 노동 시장에서 핵심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로봇시대가 도래하면 로봇을 조정 수리하는 기사가 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