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면 한국 뭐 하러 오나요”… 中으로 시선 돌리는 외국인, 대체 왜

한국 병원에서만 7조원 썼다
이젠 세금까지 내야 하는 상황

외국인 환자들이 한국에서만 쓴 돈이 7조 원이 넘었고, 그중 절반 이상이 피부과와 성형외과에서 나왔다.

그런데 정부가 이들이 가장 반기던 ‘세금 환급 혜택’을 없애기로 하면서, 의료관광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세금 돌려받던 외국인들, 내년부터는 전액 부담

그동안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미용·성형 시술을 받을 경우, 수술비에 포함된 부가가치세 10%를 돌려받을 수 있는 제도가 운영되어 왔다.

쌍꺼풀 수술, 코성형, 치아미백, 여드름 치료 등 외모 개선 목적의 시술이 그 대상이었다.

2016년 한시적으로 도입된 이 제도는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인센티브로 평가받았고, 실제로 효과도 컸다.

정부는 시장 확대라는 목표가 일정 부분 달성됐다고 판단해 2025년 12월 31일을 끝으로 제도를 종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6년부터는 같은 시술을 받아도 외국인은 세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국내 소비자와 마찬가지로 전액 납부해야 한다.

작년 한 해 동안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117만 명을 넘었고, 이들이 의료와 관광에 쓴 돈은 동반자 포함 총 7조 5천억 원에 달했다.

의료업종만 따로 집계해도 카드 결제액만 1조 4천억 원이 넘었고, 피부과에 5800억 원, 성형외과에 3600억 원이 집중됐다.

이들은 병원뿐 아니라 주변 숙박업, 쇼핑, 관광업까지 연결되는 소비 파급 효과를 만들어냈고, 서울 강남권 일대의 병원들은 외국인 환자만 수천 명씩 유치한 곳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환급 혜택이 사라지면 수요가 예민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술 자체가 필수적이기보다는 선택적인 소비에 가까운 만큼, 가격 민감도가 높기 때문이다.

의료관광 수요가 꺾이면 숙박·교통·쇼핑 등 연관 산업도 줄줄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장의 반응이다.

한국 주춤하자 중국 하이난 “의료관광객 우리가 받겠다”

이런 상황을 중국은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이난성은 최근 ‘3개년 산업 육성 계획’을 내놓으며 자국의 의료관광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지금은 연간 41만 명 수준인 의료관광객을 2027년까지 150만 명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이를 위해 국제 의약품과 외국 의료기기 도입을 확대하고, 해외 병원 유치를 위한 새로운 세관 절차도 시행할 방침이다.

SCMP 등 현지 언론은 “한국이 정책 변경으로 매력을 잃을 가능성이 커지자, 하이난이 의료관광 중심지로 도약하려는 전략을 본격화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세금 환급 없이도 충분한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의료계에서는 지금이야말로 의료관광 정책을 정교하게 다시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