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속 반전의 아이러니
방문객 늘어도 매출 급감
다이궁 거래 중단이 부른 충격

“이번 황금연휴야말로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정반대였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의 한숨 섞인 말이 업계의 현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중국·일본의 황금연휴가 겹쳐 면세점 방문객은 늘었지만, 정작 매출은 급감하며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257만 명 왔는데 매출은 뒷걸음질

한국면세점협회가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면세점 매출액은 1조 525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1% 감소했다. 전월과 비교해서도 11.2% 줄어든 수치다.
특히 외국인 매출 감소가 심각했다. 5월 한국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은 95만여 명으로 전년 대비 16.9% 늘었지만, 매출은 7741억 원으로 오히려 21% 줄었다. 4월 9377억 원과 비교해도 17.4%나 떨어진 것이다.
면세점 전체 방문객 수는 257만 명으로 전년 대비 6%, 전월 대비 5.8% 증가했지만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 않았다. 사람은 많이 왔는데 지갑은 열지 않은 셈이다.
다이궁 거래 중단이 결정타

면세업계는 중국 다이궁(보따리상)과의 거래 중단을 매출 감소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는다. 실제로 시내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1조 원을 넘겼던 것과 달리, 올해는 22.8% 줄어든 7762억 원에 그쳤다.
다이궁 거래 중단은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2020년 코로나19 이후 하늘길이 막히면서 면세점들은 다이궁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다이궁 유치를 위해 여행사 송객수수료율을 올리고 높은 할인율을 제시하며 현금 환급 혜택까지 제공해야 했다.
경쟁사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려다 보니 면세점 간 경쟁이 극심해졌고, 결국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다이궁 거래로는 매출은 올라도 남는 게 없어 결국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중국인 무비자 정책 효과는 아직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한때 높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 실제 효과는 4분기쯤에나 나타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중국인 무비자 정책도 단체 관광객에 한정되는데 단체 여행 상품 자체가 늘지 않고 있다”며 “한중 관계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는 외형 중심의 경영 전략을 수익성 위주로 전환하고 있다. 부진한 면세점을 잇따라 철수하면서 경쟁이 완화돼, 향후 건실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성수기인 7, 8월을 맞아 내외국인을 상대로 자체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펼치며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