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이후 처음 전면 개편
재택당직·통합당직 도입
연간 169억~178억원 절감 효과

1949년 도입 이후 단 한 번도 전면 개편되지 않았던 당직제도가 75년 만에 대폭 바뀐다.
매년 1171개 기관에서 약 57만명의 국가공무원이 수행하는 당직제도가 드디어 시대에 맞게 혁신되는 것이다. 재택당직 확대, 통합당직 도입, 인공지능 민원응대까지 공무원들의 숙원이 풀렸다.
사무실 대기 2~3시간에서 1시간으로

인사혁신처는 24일, 국가공무원 당직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내용의 ‘국가공무원 복무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무려 1949년부터 이어져 온 당직제도가 처음으로 전면 개편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4월부터는 새로운 형태의 당직 근무가 공무원 일상에 자리잡게 된다.
이번 개편은 시대 흐름에 맞지 않게 경직된 제도 때문에 불필요한 대기 근무에 시달렸던 공무원들의 부담을 줄이고, 보다 효율적인 행정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재택당직, 이제는 각 기관 자율로

그동안 재택당직을 시행하려면 행정안전부와 인사처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했지만, 이제는 그 절차가 사라진다. 앞으로는 각 기관이 자율적으로 시스템을 갖춘 뒤 재택당직을 운영할 수 있다.
무인 전자경비 시스템, 유인 경비인력, 통신 체계를 갖추면 재택근무가 가능하다. 사무실에서 2~3시간 대기 후 귀가하는 기존 재택당직도 바뀐다. 이제는 대기 시간을 1시간으로 줄이고, 상황실을 통해 임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조정된다.
또한 외교부·법무부처럼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하는 기관은 기존 당직실이 아닌 상황실에서 근무를 이어갈 수 있게 돼, 당직 환경이 보다 유연하게 바뀐다.
대전청사 8명에서 3명으로

통합당직도 대폭 개편된다. 복수의 기관이 동일 청사 내 있거나 위치가 근접한 경우 각 기관에서 당직을 따로 운영할 필요 없이 협의해 당직 근무를 통합·운영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기관별 1명이 반드시 당직근무를 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통합당직실별 1~3명으로 인원을 조정해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대전청사와 같이 8개 기관이 모여 있는 경우 기존에는 기관별 1명씩 모두 8명이 당직 근무를 해야 했는데 앞으로는 전체 3명의 당직 근무자가 8개 기관을 통합 관리하게 된다.
통합당직 기관 간에는 비상 연락체계를 유지해 긴급한 상황 발생 때 신속히 전파하고 차질없이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운영할 계획이다.
AI가 야간 민원 응대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시스템도 도입된다. 야간이나 휴일에 민원 전화가 많은 기관은 AI 민원응대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일반 민원은 국민신문고와 연계하고, 화재나 범죄와 같은 긴급 상황은 119·112로 자동 전환되며, 중요하거나 즉각 대응이 필요한 민원은 당직자에게 직접 연결된다.
여기에 공무원 1인당 당직 빈도가 지나치게 높았던 소규모 기관은 당직 면제 기준도 완화된다. 기관의 규모나 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당직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돼, 형평성 논란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불필요한 업무 덜고, 행정 집중도 높여

한편 정부는 세종, 서울, 과천, 대전청사의 주요 당직사령실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체적인 운영을 총괄하도록 했으며
보안업체와 청사관리본부가 협력해 방범·방화 등 기본적인 관리에 빈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개편이 시행되면 사무실 당직근무자에게 지급하던 당직비도 줄게 된다. 인사처는 연간 약 169억 원에서 최대 178억 원의 예산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은 “불필요한 당직 근무가 공무원의 집중력을 흐리고, 전체 공직 분위기를 경직되게 만들었다”며 “이번 개편은 공직사회의 활력을 되살리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