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생중계로 지켜본다”… 상암동 아닌 광화문을 ‘초대형 공연장’으로 만든 경찰의 묘수

댓글 0

서울경찰청 BTS 광화문 공연 안전대책
BTS의 컴백공연 홍보물이 설치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출처-뉴스1

오는 3월 21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 복귀 공연을 앞두고 경찰이 전례 없는 안전 관리 방식을 도입한다. 최대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광화문 일대를 ‘가상의 스타디움’으로 설정해 대형 경기장처럼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야외 공연장에 경기장 수준의 통제 체계를 적용하는 것은 국내 처음이다.

서울경찰청은 20일 박정보 청장 주재 회의를 열고 공연 안전 대책을 중간 점검했다. 3년 9개월 만의 BTS 복귀 무대이자 넷플릭스 전세계 동시 중계가 예정된 만큼, 안전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서울시가 271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국무총리급 지원에 나서면서 ‘민간 공연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경기장을 광장으로…전례 없는 통제 체계

‘스타디움형’ 인파 관리 방식/출처-서울경찰청, 연합뉴스

경찰이 구상한 가상 스타디움은 광화문 월대 맞은편부터 시청역까지 남북 1.2km, 동서 200m 규모다. 상암월드컵경기장(수용 인원 6만6천명)이 광화문에 있다고 가정하고, 외곽선을 설정한 뒤 서쪽 12개, 동쪽 17개 등 총 29개 출입 통로를 만든다. 내부 혼잡도에 따라 인파 유입을 실시간으로 차단하거나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형 경기장 운영 방식을 야외 공연에 적용해 더 촘촘한 통제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교통공사에는 5호선 광화문역, 3호선 경복궁역, 1·2호선 시청역의 선제적 무정차 통과를 요청한 상태다. 성범죄·절도 집중 감시는 물론,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티켓 부정 예매와 암표 거래도 단속할 계획이다.

271억 투입에 ‘특혜 논란’…팔길이 원칙 훼손 우려

‘스타디움형’ 인파 관리 방식/출처-서울경찰청

문제는 정부의 지원 수위다. 서울시는 안전·교통·상권 관련 시설 정비에 271억원을 투입했고,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를 “국가 브랜드 차원의 K팝 위상 확장 사업”이라고 규정했다. 광화문광장에서 단일 아티스트 대형 공연이 열리는 것은 처음이며, 경복궁 등 문화재 사용 허가도 신속히 이뤄졌다.

논란의 핵심은 ‘공공 자원의 민간 지원 적절성’이다. 지난 1월 김민석 국무총리의 하이브(BTS 소속사) 방문이 특혜 논란을 불렀고,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수사받는 상황과 맞물려 정치적 해석도 나온다. 문화 전문가들은 “국가가 예술을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팔길이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며 “안전·교통 관리에만 집중하고, 무대의 상징과 메시지는 아티스트에게 맡겨야 한다”고 지적한다.

K팝 국가 브랜드화, 성공과 부작용 사이

공연 전후 경제 효과는 뚜렷하다. ‘BTS 뜨자’ 검색량은 2,375% 급증했고, 수도권 호텔은 만실 상태다. 이미 예약된 예식과 돌잔치 일정이 영향을 받을 정도다. 성공할 경우 K팝의 글로벌 위상 강화와 관광 수익 증대가 기대되지만, 실패 시 ‘관제 사업화’ 비판과 함께 향후 정부-민간 협력 모델이 재검토될 수 있다.

안전 관리의 혁신성과 정부 개입의 적절성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 이번 공연은, K팝이 국가 브랜드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공공 영역과 민간 영역의 경계를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공연이 남기게 될 성공과 논란, 그 균형점이 주목된다.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