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201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동시에, 매매가격은 7개월 만에 하락으로 돌아섰다. 전세와 매매 시장이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디커플링’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시는 한국부동산원의 2026년 3월 아파트 실거래가격 지수 및 거래 통계를 분석해 22일 발표했다. 3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는 전월 대비 1.36% 오르며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매매 실거래가격은 0.28% 하락해 2025년 8월 이후 유지하던 상승 흐름이 꺾였다.
전세, 이북·외곽이 이끈 역대 최고 행진
전세 상승은 도심권(용산·종로·중구)을 제외한 서울 전 지역에서 나타났다. 권역별로는 동북권이 2.14%로 상승 폭이 가장 컸고, 서북권(1.24%), 동남권(1.08%), 서남권(1.05%) 순이었다. 한강 이남의 고가 지역보다 이북의 중저가 지역 상승 폭이 더 큰 것이 특징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수 부담에 따른 ‘구입 연기’ 수요가 전세로 쏠린 데다, 빌라·다세대 전세 기피 현상으로 아파트 전세 수요가 집중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전했다.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이 늘면서 순수 전세 물건 자체가 줄어든 것도 가격을 밀어 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매매, 강남 직격…양도세 ‘세금 시한’이 급매 출회 불러
매매 하락은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동남권이 -3.10%를 기록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도심권은 -0.46%, 서북권은 -0.09% 떨어진 반면 동북권(+0.40%)과 서남권(+0.06%)은 소폭 올라 지역별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규모별로는 전용 85~135㎡ 중대형(-2.48%)과 135㎡ 초과 대형(-1.98%)의 하락이 눈에 띄었다.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중과 재적용 이전에 매도를 서두른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의 급매물이 쏟아진 영향이 크다.
4월 거래 25% 급증…실수요 vs 급매 엇갈린 신호
4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851건(5월 15일 기준)으로 전월 대비 25.1% 급증했다. 강남구는 278건으로 전월(166건)보다 67.5% 늘었고, 광진구(66.1%), 성동구(58.3%), 동작구(40.9%), 송파구(34.1%) 등 고가·수요 집중 지역의 거래도 크게 뛰었다.
3월 구별 거래량에서는 노원구가 888건으로 서울 최다를 기록했고 강서구·성북구·구로구 등 중저가 밀집 지역이 뒤를 이었다. 15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은 80.8%로 전체의 10건 중 8건 이상을 차지했다. 서울시는 현행 주택담보대출이 15억 원 이하 아파트에 최대 6억 원까지 가능한 점을 들어 “매매 시장이 투자 수요보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