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도 용산도 아니었다”… 올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1위는 바로?

290억 원짜리 아파트의 등장
식지 않는 초고가 주택 시장
국세청, 자금 출처 의심 거래 정조준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도, 서울의 초고가 아파트 시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아파트들이 잇따라 신고가를 경신하자, 결국 국세청이 비정상적인 자금 흐름을 포착하고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그들만의 리그’…불황 없는 초고가 주택 시장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에서 매매가 100억 원을 넘는 아파트 거래는 총 31건에 달했다.

특히 성동구 성수동1가에 위치한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면적 273.92㎡는 지난 6월 290억 원에 거래되며 올해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단지는 유명 연예인과 기업인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용산구 한남동의 ‘나인원한남’과 ‘한남더힐’ 역시 초고가 거래가 집중되는 대표적인 단지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고액 자산가들은 부동산을 안정적인 투자처로 인식한다고 분석한다.

이들은 대출 규제와 무관하게 현금 동원 능력이 충분하며, 입지가 뛰어난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국세청, 자금 출처 불분명 거래 ‘정조준’

이러한 초고가 주택 거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편법 증여와 탈세 행위에 대해 국세청이 칼을 빼 들었다.

국세청은 최근 30억 원 이상 고가 주택 거래 5000여 건을 분석해 탈세 혐의자 104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일 밝혔다.

조사 대상에는 뚜렷한 소득이 없는 20대임에도 수십억 원대 아파트를 매입한 경우, 외국인으로서 자금 출처가 불분명한 사례 등이 포함됐다.

또한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노리고 친인척에게 명의만 이전하는 ‘가장매매’ 의심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국세청은 부동산 시장의 투기와 탈세 행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연일 보도되는 신고가 소식이 현재 시장 상황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등 주요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는 매매 계약을 체결하기 전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이 통상 2주 이상 소요된다.

이로 인해 6월 말 대출 규제 강화 이전에 맺은 거래 약정이 7월에야 정식 계약 및 실거래 신고로 이어지면서, 마치 규제 이후에도 시장이 뜨거운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이 발생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대출 규제 이후 매수 문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한 전문가는 주간 변동률 같은 단기 지표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추세를 통해 시장을 신중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