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을 1억 원이나 낮췄는데도 매수 문의가 없습니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가 한숨을 내쉬었다. 분양 직후 프리미엄이 붙던 서울 아파트에서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이 쏟아지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현상이 서울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새 아파트의 가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는 이 현상은 그동안 지방에서나 볼 수 있었던 상황이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역자이르네의 전용면적 42㎡는 분양가보다 1억 3700만 원이나 낮은 7억 3000만 원에 매물로 나왔다. 2주 뒤에는 이마저도 7억 원으로 더 떨어졌다. 입주도 하기 전에 집값이 크게 하락하며 이른바 ‘마이너스 피’가 붙었다.
한화포레나미아도 비슷한 상황이다. 전용 80㎡ 매물이 분양가와 발코니 확장비를 더한 금액보다 7000만 원가량 낮은 10억 2251만 원에 매물로 나왔다. 이 단지는 2022년 4월 분양 당시부터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고, 1년 6개월 동안 미분양 물량이 쌓여있었다.
은평구의 도시형생활주택인 은평자이더스타도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피해가지 못했다. 전용 49㎡가 분양가보다 2000만 원 낮은 7억 9380만 원에 매물로 등록됐다.
지방 도시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광주의 경우 9월 기준 준공 전 미분양 아파트가 6,782세대에 달하는 상황에서 향후 5년간 2만 6천여 세대가 추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서울의 미분양 문제가 전국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의 일부분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우선 고분양가가 발목을 잡았다. 서울 정비사업 아파트의 분양가는 최근 5년 새 70% 이상 급등했다. 여기에 최근 시행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와 수도권 주택 대출 요건 강화로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졌다.
미분양이 발생하는 단지들은 대부분 공통된 특징을 보인다. 소형 ‘나홀로’ 아파트이거나 비역세권에 위치하는 등 입지적 한계를 가진 곳들이다. 1~2개 동 규모의 소규모 단지이거나 빌라, 오피스텔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어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서울 전역의 침체 신호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단지는 여전히 가격 상승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강남권과는 별개로 봐야 한다”면서 “외곽 지역의 일시적 침체일 뿐, 오히려 이들 지역의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가 지속되면 마이너스 프리미엄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대출 의존도가 높은 지역의 신축 단지들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는 입지와 단지 규모에 따라 차별화될 것으로 보이며, 서울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하락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결국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저 가격이 어떤 호구가 걸리나 궁금하네
다죽여야해개버러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