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켜진 층 찾기가 어렵다”… 서울에 드리운 뜻밖의 ‘그림자’

중심업무지구 거래 절벽에 공실률까지
오피스는 버티는데 상가는 흔들린다
상업용 부동산 양극화 갈수록 심화
서울
오피스 시장 거래 급감 / 출처 : 뉴스1

“사람이 몰리던 건물인데, 요즘은 불이 켜진 층을 찾는 게 더 어렵다.”

한때 불야성을 이루던 빌딩 숲 곳곳에서, 불 꺼진 사무실이 늘어나고 있다. 2025년 1분기, 서울 오피스 시장은 거래 급감과 공실률 급등이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3년 만에 최악의 지표를 찍었다.

거래 멈추고 공실 늘고… ‘침묵하는 도심 빌딩’

13일 프롭테크 기업 부동산플래닛이 발표한 ‘서울시 오피스 매매 및 임대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시 오피스빌딩 거래량은 13건으로 전 분기(40건) 대비 67.5% 급감했고, 거래금액 역시 1조 2181억 원으로 60.2%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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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시장 거래 급감 / 출처 : 연합뉴스

거래 정체보다 더 우려스러운 건 공실률이다. 서울 오피스빌딩 공실률은 1월 2.83%, 2월 3.06%, 3월 3.16%로 3개월 연속 상승하며 2022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알스퀘어에 따르면, 지난해 마곡 일대에서만 약 66만㎡에 달하는 오피스가 새로 공급되며 수요를 압도한 공급 충격이 공실률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됐다고 분석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오피스 임대료는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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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시장 거래 급감 / 출처 : 뉴스1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4월 발표한 ‘2025년 1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오피스의 임대가격지수는 전 분기 대비 0.44% 올랐고, 투자수익률도 1.56%로 상승했다.

오피스는 공실이 늘고 있음에도 프라임급 자산에 대한 선호와 일정 수요가 지속되면서 가격 방어에 성공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상가는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인다. 같은 조사에서 상가(통합)의 임대가격지수는 0.21% 하락했으며,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13.2%, 소규모 7.3%, 집합 상가 10.3%로 모두 상승했다. 투자수익률도 중대형은 0.91%, 소규모는 0.74%, 집합은 1.10%로 줄줄이 하락세다.

‘버티는 오피스 vs 무너지는 상가’… 양극화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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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시장 거래 급감 / 출처 : 연합뉴스

오피스와 상가의 상반된 흐름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뜻한다.

오피스 시장은 대규모 공급 충격과 거래 위축에도 불구하고 중심업무지구를 중심으로 일정 수요가 유지되고, 자산가치 상승에 힘입어 투자수익률이 오르는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와 달리 상가는 소비심리 위축과 상권 침체, 자영업 생태계 악화로 인해 투자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

최근 상업용 부동산을 둘러싼 구조적 변화는 단기적인 경기 사이클을 넘어선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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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시장 거래 급감 / 출처 : 연합뉴스

‘불이 꺼진 빌딩’이 서울 중심가를 채우는 지금, 그 공허한 풍경은 단순한 침체를 넘어 시장 구조 자체가 달라졌음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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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래서 서울 안에 어느 지구를 말씀하시는 거죠? 마곡만의 문제인 거처럼 보이는데, 중간중간에서는 서울이라고 칭하고.. 서울 안에서도 편차가 분명 있을 건데요. 요지가 분명하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