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집 샀는데 결국 “이제는 한계”… ‘비상등’ 켜졌다

물가 오르니 젊은 층 집 구매 나서
고금리 시대, 대출 이자 부담 급증
2030 자산 증가율, 전체 평균의 1/4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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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영끌족 그림자 / 출처: 연합뉴스

“영끌족의 기회는 끝났다.” 내 집 마련을 위해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았던 2030세대가 위기를 맞고 있다.

고금리와 부채 부담이 커지면서 젊은 층의 자산 형성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고물가 경험이 주택 수요를 자극하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최영준 연구위원은 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물가 상승 경험이 가계의 주택 구입 수요를 끌어올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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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영끌족 그림자 / 출처: 연합뉴스

특히 근원 체감 물가 상승률이 1%포인트 오르면, 30대 이하의 자가 주택 소유 확률이 7.4%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연구위원은 “30대 이하에서 ‘영끌’ 현상이 나타난 데는 과거의 인플레이션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물가가 상승하면 화폐 가치는 하락하고 부동산 가치는 올라간다는 인식이 젊은 층의 주택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30대,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주역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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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영끌족 그림자 / 출처: 연합뉴스

물가 상승에 대한 대응 심리는 젊은 층이 부동산 시장에서 중요한 구매자 그룹으로 부상하는 데 기여했다.

지난달 발표된 한국부동산원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0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은 26.6%로 40대(26.2%)를 소폭 앞지르며 2년 연속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이는 젊은 층의 내 집 마련이 단기간의 유행이 아닌 추세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저리대출 이용이 가능하고, 전세가격 상승과 가족 구성원 변화가 주택 매입 욕구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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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영끌족 그림자 / 출처: 연합뉴스

하지만 이 현상의 이면에는 우려스러운 그림자가 존재한다. 초기 사회 진입 단계의 불안정한 소득 구조에서 무리한 부채 확대는 장기적인 금융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금리 인상 국면이 지속되면서 이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커지는 세대 간 자산 격차

이러한 상황은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자산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통계청과 한국은행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9세 이하 가구주의 순자산은 평균 2억 2158만 원으로, 2017년부터 7년간 11.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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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영끌족 그림자 / 출처: 연합뉴스

그러나 이는 전체 가구 순자산 평균 증가율(42.2%)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동일 기간 60세 이상 가구 순자산은 53.7%, 50대는 38.1%, 40대는 44.2% 증가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2030세대가 보유한 자산은 전체의 약 10.9%인 반면, 부채는 19.2%에 달한다는 점이다.

서울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은 올해 26.8로, 가처분소득을 26.8년간 모아야 서울에 집을 살 수 있는 상황이다.

2018년 18.1이던 서울 PIR은 2022년 32.3까지 급상승하며 젊은 세대의 주택 구매 장벽은 더욱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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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영끌족 그림자 / 출처: 연합뉴스

이런 현상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적 추세다. 한국은행 런던사무소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에서도 청년층이 주택 매매시장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으며, 대만에서는 청년들이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가처분 소득의 절반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청년들이 부동산 가격 급등을 경험하며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결국 물가 상승에 대응하려던 젊은 세대의 내 집 마련 노력은 고금리와 자산 격차라는 이중고에 직면하며 점점 더 어려운 도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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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야당의 주4일근무 추진등이 기업생산성둔화 결국 물가상승으로 국가산업 망가져 파국초래

  2. 지들이 우리 이니가 최고라면서 집값 수백%올려 지들 거지 만들어 달라며 민주당에 몰표줘서 그리된건데 뭘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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