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만 25만 명 태어났다”… 2년 연속 출산율 상승에도 정부가 긴장하는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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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골든타임
서울 한 병원의 신생아실/출처-연합뉴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4년 만에 0.8명대를 회복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5만4500명으로 전년보다 1만6100명(6.8%) 늘어 2010년 이후 15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상승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에 안도하기 이른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1990년대 초반 태어난 ‘에코붐 세대’의 일시적 효과일 수 있으며, 2030년 이후 다시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다. 지금이 초저출생 탈출의 ‘골든타임’이지만, 동시에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25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5년 합계출산율은 0.80명으로 전년(0.75명)보다 0.05명 상승했다. 0.8명대 진입은 2021년(0.81명) 이후 처음이다. 특히 30대의 출산 증가가 두드러졌다. 30대 초반의 출산율은 73.2명으로 전년보다 2.9명, 30대 후반은 52.0명으로 6.0명이나 증가했다.

에코붐 세대가 만든 ‘구조적 반등’

신생아/출처-연합뉴스

이 같은 반등의 배경에는 뚜렷한 인구 구조적 요인이 있다. 1991년 우리나라 여성 출생아는 33만3999명으로 정점을 찍었고, 1996년까지 매년 32만~34만 명대를 유지했다. 이 세대가 현재 만 30~35세의 출산 주력층으로 진입하면서 자연스럽게 출생아가 증가한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미뤄졌던 혼인이 집중된 점도 한몫했다. 혼인 건수는 2023년부터 3년 연속 증가했으며, 특히 2024년에는 전년 대비 14.8%나 급증했다. 결혼 후 출산에 긍정적이라는 응답도 68.4%로, 2022년(65.3%)보다 3.1%포인트 상승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당분간 증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2030년 이후 다시 하락 불가피

서울의 한 산부인과/출처-뉴스1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사뭇 다르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의 출산율 증가는 에코붐 세대가 견인했다”며 “해당 세대가 출산을 마감하는 2030년 이후에는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30대 초반 여성 인구는 올해 172만458명을 정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30대 전체 여성도 2030년 333만8567명 이후 감소로 전환된다. 1998년 이후 여성 출생아가 급감한 탓이다. 한반도미래연구원은 “결혼 적령기 청년 수 자체가 급감하기 때문에 합계출산율이 지금 수준을 유지해도 절대적인 출생아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코로나로 미뤄진 혼인과 인구 효과가 겹치면서 일시적으로 출산이 늘어난 것”이라며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반짝 효과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청년 고용·주거 안정이 관건

‘2026 해운선사 해기사 취업박람회/출처-뉴스1

전문가들은 2030년 이전을 구조개혁의 ‘결정적 시간’으로 본다. 전문가들은 단순 현금 지원을 넘어 청년 고용 안정과 부동산 가격 조정,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 완화 등 근본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전영수 교수는 “고용과 주거를 연계해 결혼의 허들을 낮추고, 경쟁 위주의 교육 환경을 수축 사회에 맞게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석철 교수도 “정부가 2030년 합계출산율 1.0명을 목표로 하지만 그 수준으로는 저출생 해소에 부족하다”며 구조적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출산율 0.8명은 여전히 OECD 38개국 중 유일하게 1명을 밑도는 수치다. 인구 유지에 필요한 2.0명과는 거리가 멀다. 2년 연속 상승이라는 긍정적 신호를 지속 가능한 회복으로 만들 수 있을지는 지금부터 4년간의 정책 대응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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