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없어요”…해외로 줄줄이 떠나는 취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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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취업난에 해외로 눈돌려
2년 이하 단기 근무 64%
경력 인정 안 돼 재취업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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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취업난에 해외로 나가는 청년들 (출처-연합뉴스)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정부의 해외 취업 지원 제도가 20년 넘게 이어져 왔지만, 정작 청년들의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국내 기업 문을 두드려도 반응이 없자, 이들은 단기 해외 취업을 통해 이력서 한 줄을 채우기 위해 떠난다. 그러나 돌아온 후, 이력서의 ‘해외 경력’은 국내 기업의 신뢰를 받지 못한 채 무용지물이 되곤 한다.

높은 실업률에 등 떠밀려 해외로까지 나가 일자리를 얻었지만, 취업을 위한 고육지책이 경력 단절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청년들, ‘단기 경력이라도 쌓자’며 해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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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인력공단 전경 (출처-연합뉴스)

정부는 1998년부터 청년 고용률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취업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24년까지 누적 20만 명 이상의 청년들이 이 제도를 통해 해외로 나갔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해외 취업 청년 수는 2016년 4811명에서 2024년 5720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일자리 부족, 장기 실업으로 인한 불안감이 이들을 해외로 내몰았다.

업계 관계자는 “취업 공백이 길어질수록 기업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며 “짧은 기간이라도 해외에서 일한 경력이 이를 상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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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면접 (출처-연합뉴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한국과 선진국 간 임금 격차는 줄어들었고, 언어·문화 장벽은 여전히 높다. 그럼에도 청년들은 취업 문턱에 닿기 위해 짧은 해외 경험이라도 선택한다.

러시아에서 6년간 일하다 귀국한 35세 남성 A씨는 “수십 번 자소서를 쓰고 면접을 반복해도 답이 없었다”며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 해외 취업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2023년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설문조사에서는 해외 취업 청년의 55.6%가 귀국 후 국내 재취업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은 2년 이하의 단기 체류였다.

귀국 후에는 ‘경력 증명’의 벽에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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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증명서 (출처-연합뉴스)

다만 짧은 해외 근무 이력은 경력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국내 취업자의 경우 건강보험, 4대 보험 등을 통해 경력 확인이 가능하지만, 해외 취업자는 그렇지 않다.

특히 퇴사한 외국 기업으로부터 직접 경력증명서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은 쉽지 않으며 복잡하기도 하고 신뢰도 역시 낮다.

업계 한 전문가는 “해외 경력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는 어렵다”며 “이러한 이유로 기업들이 해외 경험을 경력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정부 지원, ‘인력 송출’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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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취업 상담 (출처-연합뉴스)

이 같은 실정에 정부가 연결하는 해외 일자리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순히 일자리를 연결하는 수준을 넘어, 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지원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정부 지원을 받은 청년 중 72%가 ‘알선 방식’으로 해외 취업에 나섰다. 정부가 구인 기업을 소개하고 면접을 주선하는 방식이다. 반면 28%만이 직무 교육과 훈련을 포함한 ‘연수 방식’을 선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대졸 이상이기 때문에, 단순 노동보다 선진 기술 습득과 전문직 진출에 초점을 맞춘 제도가 필요하다”며 “KOICA 리턴프로그램처럼 체계적인 인턴십 모델을 참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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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CA 리턴프로그램 (출처-연합뉴스)

한편 해외까지 나가 스스로를 소진하는 청년들. 이들이 돌아올 수 있는 마땅한 자리가 없다면, 정부의 지원 제도는 그저 ‘출국 장려책’에 불과하다.

따라서 경력을 위한 선택이 또 다른 경력 단절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며 실질적인 경력 형성과 국내 재취업 활성화까지 이어지는 정책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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