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 끊긴다” 국내 과학계 ‘멘붕’…정부까지 대응 나섰다

미국, 국제연구비 지원 중단 선언
한미 과학협력 3천억 위기에 처해
과기정통부 장관, 미국 방문 긴급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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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R&D 협력 / 출처: 뉴스1

“이대로면 우리 연구는 물 건너갑니다.” 최근 미국 정부의 갑작스러운 정책 변경에 한국 연구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결정에 국내 연구자들은 물론 정부까지 긴장하며 향후 한미 과학기술 협력의 미래를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급작스러운 국제협력 중단

12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지난 1일 ‘해외 하위 연구비 지원’을 오는 9월 말까지 중단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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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R&D 협력 / 출처: 연합뉴스

이는 미국 연구자들이 해외 협력 연구자들과 공유하는 연구비로, NIH는 새 지원 체계를 만들기 전까지 신규 연구비 신청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이번 결정은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관련 논란과 트럼프 행정부의 NIH 예산 25조 원 삭감 계획이 배경에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한 달 새 연구자금 2조 5천억 원을 취소하는 등 대대적인 예산 축소를 진행 중이며, 그 과정에서 국제협력도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IH는 현재 진행 중인 연구비에는 소급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대부분의 하위 연구비가 매년 협약을 통해 지원받는 체계라 실질적으로 국제협력이 끊길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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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R&D 협력 / 출처: 연합뉴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NIH는 지난 회계연도에만 3,600건 이상의 해외 하위연구비를 승인해 약 5,598억 원을 지원했다.

이 중 최근 2년간 한국에 지급된 하위 연구비는 약 100억 원 수준으로, 이번 결정으로 한국 연구진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과학계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

NIH 지원을 받는 국내 한 대학 교수는 “이미 NIH는 국제협력에 보수적이었는데, 이제는 외국인 연구자가 연구에 참여하려면 왜 필요한지 설명해야 연구비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심사 일정도 계속 지연되어 앞으로 지원받을 수 있을지 매우 불투명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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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R&D 협력 / 출처: 연합뉴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최근 몇 년간 한미 과학기술 협력이 전례 없는 속도로 확대되어 왔다는 점이다.

지난 3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이정헌 의원이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미 R&D 협력 예산은 2022년 526억 원에서 2024년 2,880억 원으로 급증했으며, 2025년에는 3,006억 원까지 증액될 것으로 예측됐다.

불과 3년 만에 471%라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던 협력 사업들이 이번 결정으로 모두 불확실성에 놓이게 된 것이다.

정부의 발 빠른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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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R&D 협력 / 출처: 연합뉴스

이러한 위기 상황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월례브리핑에서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미 연방정부가 국가 R&D 대폭 삭감 명령을 내려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미국과의 공동연구 지속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가 있어 이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유 장관은 14일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실장, 에너지부 부장관 등 주요 인사들과 만나 국제협력 지속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과 미국은 합성생물학, 2차전지, 핵융합, 원자력 등 4대 핵심 기술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어, 이번 회담의 결과가 향후 협력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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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R&D 협력 / 출처: 연합뉴스

이제 한국 연구진과 정부는 수년간 공들여 쌓아온 미국과의 과학기술 협력 관계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지, 새로운 대응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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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감국가지정이 예산 삭감 요인아닌가
    그리고 정부 조직 예산을 줄이고 기업
    살리기하는데 국제협력기금도 당연히
    줄이겠구마 미국가서 징징대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