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약값, 이제 한국 수준으로?”… 뜻밖의 발표에 글로벌 업계 ‘초비상’

“한국처럼 싸게” 선언한 트럼프
미국 약값 인하, 현실 될까
글로벌 제약사·한국 업계 초긴장
미국
미국 약값 평준화 / 출처 : 연합뉴스

“같은 약인데 왜 미국만 비쌀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의약품 가격 인하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전 세계 제약업계가 술렁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유럽이 내는 만큼만 낼 것”이라고 말하며 미국의 약값을 한국, 일본 등 다른 나라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약값 ‘평준화’ 선언…관세 압박도 병행

미국
미국 약값 평준화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행정명령의 핵심은 미국 내 고가 처방약의 가격을 OECD 국가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보건부는 30일 내로 새 가격안을 제시해야 하며, 이를 따르지 않으면 정부의 지급액을 제한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미국은 동일한 의약품에 대해 일본이나 스웨덴보다 최대 20배 이상 비싸게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제약사 자율로 약값이 정해지고, 민간 보험사나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가 개입하면서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반면 한국과 유럽, 일본은 정부 주도의 약가 협상을 통해 비용 효율성을 기준으로 약값을 정한다.

이번 조치가 실현되면 PBM 등 중간 유통 구조에도 대대적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환자도 최저가로 약을 살 수 있어야 한다”며 보건복지부에 직접 지시했다.

미국
미국 약값 평준화 / 출처 : 연합뉴스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은 이번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셀트리온은 “PBM 리베이트 구조가 무너지면 시밀러의 실제 처방 가격이 낮아져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조심스러운 긍정론을 유지하며 미국 시장 변화에 대비 중이다.

반면 유한양행처럼 미국 제약사에 기술을 수출하고 로열티를 받는 구조의 기업은 수익성 하락 우려가 있다. 약값이 떨어지면 수익도 줄어들 수 있어서다.

다만 단가 인하로 처방 환자 수가 늘면 전체 로열티는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의약품 관세는 변수…국내업계 “촉각 곤두세워”

미국
미국 약값 평준화 / 출처 : 연합뉴스

미국 내 약값 인하 정책과는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도 시사한 상태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우리는 미국 국민 건강에 기여하는 협력국”이라는 입장을 미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 이 메시지가 앞으로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국내 제약사들은 환영과 우려가 뒤섞인 분위기 속에서 미국 정부의 후속 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미국 약값 평준화 / 출처 : 연합뉴스

약가 인하가 실현되면 미국 시장의 판이 뒤바뀔 수 있는 만큼, 향후 대응이 업계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