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발칵’ 뒤집어지더니 “200여 곳에서 순식간에”…우려가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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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기업들 트럼프 반DEI 기조에 빠른 변화
‘하얀 피부’ 백설공주에 라틴계 배우 논란
다양성 추구 기업들 정책 급선회 속출
DEI
반DEI 기조 확산 / 출처: 연합뉴스

“백설공주보다 왕비가 더 예쁘다”, “거울이 고장 난 것처럼 보인다”

지난해 디즈니 실사판 ‘백설공주’ 티저 영상에 대중들은 100만 개가 넘는 ‘싫어요’를 누르며 야유를 보냈다.

원작의 ‘하얀 피부’ 백설공주 역에 구릿빛 피부의 라틴계 배우 레이첼 제글러가 캐스팅된 것이 주된 이유였다. 이 캐스팅은 다양성을 우선시하는 DEI 정책의 결과물이었다.

DEI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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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DEI 기조 확산 / 출처: 연합뉴스

최근 이 DEI정책에 심상치 않은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 DEI 행정명령에 대응한 변화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DEI는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의 약자로,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차별 없이 기회를 얻도록 하는 정책이다.

인종, 성별, 성 정체성, 종교, 장애 여부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차별 없이 공정한 기회를 얻고, 조직 내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과 문화를 의미한다.

지난 10여 년간 미국 기업들은 DEI를 경영 철학으로 적극 도입했다. 그간 기업들이 DEI를 추구한 이유는 도덕적 가치를 넘어 비즈니스 이점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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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DEI 기조 확산 / 출처: 연합뉴스

다양한 배경의 인력은 다양한 관점과 아이디어를 제공함으로써 혁신과 창의성을 촉진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의 다양한 소비자층에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해 시장 점유율도 높였다.

대기업들의 180도 변화

하지만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DEI를 적극 홍보하던 기업들이 순식간에 태도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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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DEI 기조 확산 / 출처: 연합뉴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미국 대기업 200곳 이상이 연례 보고서에서 DEI 관련 용어를 줄이거나 완전히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FT가 시장정보업체 팩트셋 자료와 기업 서류를 분석한 결과,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상위 400개 기업 중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연례 보고서를 제출한 기업의 90%가 DEI 언급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기업들은 더 나아가 DEI와 관련된 표현을 아예 지워버렸다. 인력을 인종별로 분류하는 통계 자료나 흑인 전문가 네트워크와 같은 내부 그룹에 대한 언급도 사라졌다. DEI 이니셔티브 관련 포상 내용 역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채용 웹사이트 ‘인디드’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DEI 관련 직책 채용 공고는 2022년 중반 정점을 찍은 후 현재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일부 기업들은 아예 다양성 프로그램 자체를 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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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DEI 기조 확산 / 출처: 연합뉴스

대형 금융사들도 용어 변경 동참

마스터카드, 세일즈포스, S&P 글로벌, 팔란티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글로벌 대기업들도 이 흐름에 동참했다.

FT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2024년과 2025년 연례 보고서에서 ‘다양성’이라는 표현 대신 ‘포용’ 또는 ‘소속감’이라는 단어로 바꾸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명확한 반DEI 행보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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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DEI 기조 확산 / 출처: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취임 직후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 정부 기관의 DEI 정책을 폐지하고, 연방 정부와 계약한 사업자들에게 연방 차별 금지법을 위반하는 포용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증명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백인과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보고 있다. 이러한 시각 차이가 기업들의 빠른 방향 전환을 이끌어내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갑작스러운 DEI 관련 표현 삭제와 정책 변경은 정치적 환경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아직 공고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정치적 기류에 적응하며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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