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규모 늘었지만 “이대로는 한국 뒤처진다”…중국에 한참 못 미치는 상황에 ‘발칵’

대기업 의존도 심화되는 R&D 투자
상위 10개사가 전체의 65.5% 차지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는 한국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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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R&D 투자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세계 각국이 기술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 총투자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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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화려한 수치 뒤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라는 불편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역대 최고치 경신한 R&D 투자, 그러나…

1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연구개발 투자 상위 1000대 기업의 총투자액은 83조 6000억 원으로 전년(72조 5000억 원) 대비 15.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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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R&D 투자 / 출처: 연합뉴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준이다. 기업의 기술혁신 의지를 보여주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도 4.8%로, 전년 4.4% 대비 0.4%p 상승했다.

이렇게 늘어난 투자 규모 이면에는 상위 기업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상위 10개 기업의 R&D 투자액이 54조 7000억 원으로 전체의 65.5%를 차지했으며, 이는 전년(62.7%) 대비 2.8%p 증가했다.

특히 삼성전자 한 곳이 30조 2000억 원을 투자해 전체 투자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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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R&D 투자 / 출처: 뉴스1

대기업 중심의 불균형한 R&D 생태계

이러한 불균형은 기업 규모별 투자 현황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대기업 170개사의 총 R&D 투자액은 68조 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5% 증가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증가율은 11.4%로 떨어지고, 상위 10대 기업을 제외하면 7.3%에 그친다.

중견기업은 513개사로 전년(491개)보다 22개 증가했으며, 총투자 규모는 11조 5000억 원으로 7.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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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R&D 투자 / 출처: 연합뉴스

반면 중소기업은 317개사로 전년보다 21개 감소했고, 투자액은 3조 5000억 원으로 2.5% 증가에 그쳤다.

중소기업은 신규진입 기업이 42개에 달해 높은 역동성을 보였지만, 투자 증가율은 세 집단 중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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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제조업이 75조 원으로 전체의 89.8%를 차지했으며, 그중에서도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분야가 43조 4000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보였다.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 약한 한국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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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R&D 투자 / 출처: 뉴스1

이러한 상황에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존재감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EU 집행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연구개발 투자 2000대 기업에 포함된 한국 기업은 40개에 불과했다.

이는 미국(681개), 중국(524개), 일본(185개), 독일(106개), 대만(55개) 등 경쟁국들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75조원으로 전체의 89.8%를 차지했으며, 그중에서도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분야가 43조 4000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보였다.

이러한 글로벌 격차는 기술 주도권 확보에 심각한 위협 요소로 작용한다.

미국 반도체 보조금
한국 R&D 투자 / 출처: 연합뉴스

특히 반도체, 인공지능, 바이오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의 투자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상대적 위치는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

우리나라가 제조업 강국으로서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의존형 R&D 구조를 넘어 중견·중소기업의 혁신 역량을 강화하는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한 제경희 산업부 산업기술융합정책관은 “정부는 기업의 투자 리스크를 분담하고, 투자성과가 시장에서 현실화할 수 있도록 규제혁신, 실증 인프라, 금융지원 등 사업화 기반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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