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먹는 식품인데 “이제 먹기 힘들지도 모른다니” 70% 넘게 치솟자 ‘멘붕’

“이러다 최고점 찍나”…
연말 달걀값 ‘급등’에 시장 ‘술렁’

푸드플레이션의 새로운 뇌관이 터졌다. 달걀 한 판 가격이 1년 새 70% 넘게 치솟으며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한때 ‘서민의 단백질’로 불리던 달걀이 이제는 ‘사치품’이 되어가는 모양새다.

지난해 1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다시 한번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맥도널드는 호주에서 맥모닝 판매를 일시 중단했고, 미국의 일부 마트에서는 달걀 매대가 텅 비어버리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A등급 대형 달걀 한 판(12개)의 가격은 지난달 3.6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8.3% 상승한 수치로,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70.5%나 뛴 수준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지금의 상승세라면 지난해 1월의 사상 최고치(4.82달러)도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9년 1.4달러대였던 가격이 3년 만에 세 배 이상 치솟은 셈이다.

CNBC는 “식료품 쇼핑객들에게는 ‘데자뷔’와 같은 현상”이라고 전했다.

조류독감이 몰고 온 폭등의 실체

이번 가격 폭등의 주범은 조류인플루엔자(AI)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해에만 3300만 마리의 산란계가 살처분됐다.

특히 그중 절반이 10월 중순 이후 집중되면서 도매가격은 두 달 만에 97%나 폭등했다.

여기에 연말 시즌을 맞아 제과·제빵용 수요까지 급증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농업시장조사회사 엑스파나의 라이언 호즈노프스키는 “4분기는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으로 베이킹 수요가 가장 강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전망은 밝지 않다. 미국 농무부는 “내년 달걀 생산량이 예상보다 더 적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달걀 공급업체들의 주가는 급등세다. 미국 최대 달걀 공급업체인 칼메인푸즈의 주가는 1년 새 116% 넘게 치솟았고, 바이탈팜스는 145% 이상 급등했다.

미국에서 공급되는 달걀 10개 중 1개를 생산하는 이들 기업의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달걀의 대체 불가능성을 지적한다. 블룸버그는 “달걀은 여전히 가장 저렴한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이자, 대체하기 어려운 필수 식재료”라며 “가격이 올라도 수요는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농무부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 1인당 연간 약 279개의 달걀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당분간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