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TSMC로도 부족”… 테슬라 일론 머스크 ‘무서운 선언’에 업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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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반도체
테슬라/출처-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향후 3~4년 내 발생 가능한 반도체 공급 위기를 경고하며 미국 내 자체 반도체 생산 시설 구축을 공식화했다. 머스크는 1월 28일(현지시간) 테슬라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와 TSMC, 마이크론 같은 전략적 파트너의 생산량을 모두 고려해도 부족하다”며 ‘테라팹(TeraFab)’ 건설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지정학적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연산(Logic), 메모리, 패키징을 모두 포함하는 대규모 국내 생산 시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단순 자동차 제조사의 수직 계열화를 넘어 자율주행차와 AI 로봇 시대를 대비한 공급망 안보 전략으로 해석된다. 테슬라는 2026년 설비투자(CAPEX)로 200억 달러(약 28조원)를 책정하며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액했다. 이는 인텔의 연간 반도체 연구개발(R&D) 규모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머스크는 “AI 칩 없는 옵티머스(휴머노이드 로봇)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깡통 인간처럼 쓸모없다. 테슬라에는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왜 지금 반도체 자급인가

일론 머스크/출처-뉴스1

머스크가 반복적으로 언급한 ‘지정학적 위험’은 현재 첨단 반도체 생산의 92%가 대만(TSMC)과 한국(삼성)에 집중된 현실을 겨냥한다. 특히 대만 해협의 긴장 고조는 TSMC 공급망 차단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정부와 빅테크 사이에서 확산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20~2023년 발생한 반도체 부족 사태는 이미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 바 있다.

테슬라는 현재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과 차세대 로봇 옵티머스 개발에 막대한 AI 컴퓨팅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자사 데이터센터 ‘Cortex’는 이미 엔비디아 H100 GPU 10만 장 이상을 보유 중이며, 2027년 양산 예정인 ‘AI5 칩’은 전작 대비 50배 빠른 추론 속도를 목표로 한다. 머스크는 “3년 후 우리가 기대한 칩이 도착하지 않을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며 메모리 반도체 수급 병목을 핵심 제약 요인으로 지목했다.

삼성·TSMC 의존의 한계

삼성전자/출처-뉴스1

테슬라의 테라팹 구상은 기존 파운드리 업체들과의 협력 관계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리스크 분산 차원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텍사스주 테일러에 구축 중인 미국 팹에서 기존 4나노 계획을 2나노로 전환했다. 이는 테슬라 수주를 겨냥한 조치로 알려졌으나,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같은 고난도 공정 도입으로 월 생산능력이 당초 3만 장에서 1만 4,000~1만 8,000장(12인치 웨이퍼 기준)으로 40~50% 감소했다.

문제는 첨단 반도체 팹 운영의 복잡성이다. 반도체 설계와 양산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며, 수율(yield) 관리와 공정 안정화에만 통상 5~10년이 소요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테슬라가 구조조정 중인 인텔 파운드리 부문을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테슬라의 4분기 실적은 순이익 61% 급락, 운영비용 39% 폭등을 기록하며 투자 여력에 대한 의문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 산업 생태계 변화 전망

인텔/출처-연합뉴스

테슬라의 반도체 내재화는 전기차 시대의 새로운 경쟁 구도를 예고한다. 애플이 M1·M2 시리즈로 인텔 의존에서 벗어난 것처럼, 자동차 제조사들도 핵심 부품을 직접 생산하는 수직 계열화 전략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머스크는 “수많은 기업들이 지정학적 위험에 대해 완전히 방심하고 있다. 마치 타조처럼 머리를 모래 속에 처박고 있다”며 다른 업체들의 안이한 대응을 비판했다.

미국 정부의 칩스법(CHIPS Act) 등 자국 내 반도체 생산 지원 정책도 테슬라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TSMC는 애리조나주에 최소 5개 팹 추가 건설을 약속했으며, 삼성 역시 텍사스 투자를 확대 중이다. 테슬라가 2028년까지 목표로 하는 테라와트급(TW급) 컴퓨팅 인프라 구축은 미국 전체 전력 생산량에 맞먹는 규모로, 이는 자율주행과 AI 로봇 양산 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테슬라의 반도체 자급 선언은 자동차 산업이 더 이상 기계 공학의 영역이 아닌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로 재편되고 있음을 상징한다. 머스크가 강조한 ‘지정학적 위험’은 구체적 근거 없이 과장됐다는 평가도 있으나, 공급망 안보가 국가 전략 차원으로 격상된 현 시점에서 선제적 대응은 필수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향후 테슬라의 테라팹 구축 성공 여부는 전기차 업계의 새로운 벤치마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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